금리 2% 동결 14개월째… 당분간 더 지속될 듯

김창익 기자, 송정훈 김한솔 기자 2010.04.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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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중수 총재 "금리 인상, 민간 부문 자생력 회복 관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4개월째 2%로 동결하고,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2%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전 5.25%였던 기준금리는 경제회복을 위해 지난해 2월 2%까지 하향 조정된 뒤 14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역대 최장 기록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 "국내 경기의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해외 위험요인 등에 비추어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나 내년에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물가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고용도 예상했던 것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등 위험요인이 잠재하고 있다는 국제경제 변수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이번 통화정책방향엔 국제경제 변수를 설명에 추가하는 등 서술방식이 이전에 비해 자세해졌다. 금리 결정 배경 설명을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금통위의 주장과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김 총재의 의지가 결합된 결과다.

김 총재는 "국제경제에서는 많은 대화와 새로운 국제경제질서, 금융질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취임 일성에서 G20 정상회담 의장국으로서 한은의 글로벌 능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이 뚜렷해지는 시점"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 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적어도 상반기 늦으면 연말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월 선거와 11월 G20 정상회담 등 굵직한 정치적인 이슈들을 앞두고 정부가 금리 인상에 반기를 들고 있는데다, 김 총재가 정부 및 글로벌 정책 공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0.25%의 현재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강조하는 게 정부와 한은이 갑을관계임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정책공조에 대해서도 "경제규모가 작은 과거엔 글로벌 정책공조가 선진국을 따라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지금을 그렇지 않다"고 국제경제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지난 7일 임기가 끝난 심훈 위원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채 6인으로 진행됐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의 열석발언권은 이번 금통위에서도 행사됐다. 한은 노조는 이날 오전 한은본관 로비에서 "총재의 독립의지 열석발언 철회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열석발언권 행사 반대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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