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용서마라, 어미도…대한민국도…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0.04.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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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母 애끊는詩 '눈길'

지난달 26일밤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의 어머니로 유추되는 이가 쓴 글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9일 새벽 해군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모씨가 올린 '아들아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라는 제목의 글이다.

"내 아들을 삼켜버린 잔인한 바다를 바라보며 만신창이가 된 어미는 숨조차 쉴수가 없구나!"는 구절로 시작해 아들이 살아돌아오기를 바라는 절절한 심경을 토해냈다. '피맺힌 눈물'이 흐르고 '육신이 찢기는 듯 아픈' 어머니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글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새끼'를 '애타게' 부르며 "제발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 사랑한다 내 아들아"라고 외치며 끝을 맺었다.

이 글에는 공감하는 이들의 답글이 연이어 달렸다. 김모씨는 "나도 해군에 아들이 지금 복무중"이라며 "힘내시고 용기를 잃지마세요"라고 격려했다. 유모씨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마음 어찌 다 헤아릴 수가 있겠냐"면서 "가슴이 메어오고 눈물이 흘러 읽기조차 힘들다"고 했다.



한편 이 글을 쓴 이씨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실종자가족협의회 측은 이날 "현재 상황실에 있는 친인척만 150여명이고, 주말에는 500여명이 모이는데 일일이 이름을 다 알 수는 없다"며 "실종자의 이름을 알아야만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씨가 올린 글 전문.

내 아들을 삼켜버린 잔인한 바다를 바라보며 만신창이가
된 어미는 숨조차 쉴수가 없구나!


네 눈빛을 바라볼수 없고 네 몸을 만질수도 없고
네 목소리조차 들을수 없기에 피맺힌 눈물이 흐르는구나!

미안하다 아들아 칠흙같은 바다에 있는 너를 구해주지
못해 어미의 육신이 찢기는 듯 아프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새끼

그 누구도 용서하지마라 너를 구해주지 못한 어미도
진실을 밝히지 않는 대한민국도

오늘도 이 어미는 애타게 네 이름을 불러본다

어머니하며 달려올것 같은 내새끼
어미의 귓가에 들리는 네 목소리

한번만이라도 네 얼굴을 만져보고 싶구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보고싶다

제발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

사랑한다 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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