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천안함 실종자 가족 "인양후 합조단 참여"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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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머물고 있는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침몰원인 및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에 참여할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만 합류 시가는 전날 밝힌 것보다 조금 늦은 함체 인양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조협의회 대표는 9일 사령부 내 현장보도본부에서 기자회견 이후 마련된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함체 절단면 공개와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지만 의견 하나로 묶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정국 씨와의 일문일답.



- 함체 절단면 공개에 대해 '비공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는데.
▶내부적으로 (함체 절단면 공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비공개를 주장하는 가족은 함체 절단면을 공개함으로서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에 타는 해군 장병의 사기를 떨어트릴 우려가 있으며 군사기밀 누출 등의 근거를 제시했다.

또 세계 조선 1,2위 기업을 보유한 국가로서 함체 절단면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있다.



물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며 공개를 주장하는 가족역시 있다.

이것을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을 인위적으로 한 가지 의견으로 모을 생각은 없다.

- 그렇다면 군 측이 절단면 비공개 결정을 내린다면 그대로 따르는 것인가.
▶실종자 가족대표가 민군 합동조사단에 조사단 자격으로 참여하고 그 과정이 설명된다면 합동조사단의 결과에 동의하겠다는 합의가 나왔다.


그러나 이 문제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밝혀야 할 것이다.

-천안함이 사고 해역을 지나간 의문이 풀렸다는데.
▶처음에 김태영 국방장관이 얘기할 때 배가 피항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가족들은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한 것이다. 8일 마친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사고해역이 천안함 정상 경비구역 중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천안함은 사고 당시 정상근무라는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어제 새 사실을 확인하고 "이래서라도 합조단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합조단 참여는 윤곽이 나왔는가,
▶아니다. 천안함의 폭발원인과 상황, 작전수행형태, 완료여부는 굳이 우리가 따지지 않아도 군이 더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초동 대응이 제대로 됐는지, 해난 사고에 대해 충분한 대비책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참여 시점은 함체를 물속에서 꺼낸 뒤 참여할 생각이다. 인양직후 참여할지, 평택으로 천안함을 옮겨온 뒤 참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정부에 더 궁금한 것은 있나.
▶요즘 천안함을 두고 워낙 불신이 많다. 국방부, 국방장관 등의 대응으로 이미 불신이 많이 쌓였다.

- 합조단에 참여한 후에도 군 당국에 공개질의를 요청한 것은 유효한가.
▶합조단 활동으로 의문점이 풀린다면 실종자 가족 입장에서 공개질의는 안할 것이다.

- 이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어느 정도 공개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나.
▶기밀, 안보 등으로 무조건 공개를 할 수는 없다. 군에서 할 수 있는 만큼 공개하리라 믿는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 합동조사단에 외부인사 3명을 참여시켜 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받았다. 현재 합동조사단은 민·군 공동단장에 해외 인력까지 들어왔다. 우리가 전문지식을 모른다면 (거절)이유가 되겠지만 그해서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는 것이다.

- 어떤 전문가들이 참석하는가.
▶초동대처 과정과 구난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점 의혹을 해소하고 싶다. 해양사고 전문가, 구난구조 전문가, 나머지 한 명은 선체구조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실종자 가족들이 위안을 받았다는 게 실종자의 위치가 파악됐기 때문인가.
▶내 아들이 배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어머니들이 (실종 장병의 위치를 몰라 (답답해 하셨다). 잠정적으로 나머지 44명이 함미 안에 있을 것이다.

- 위치 말고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가족들이 알고 있던 것과 달라진 것은 없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합조단의)기자회견 내용과 다르지 않다. 이번 생존 장병과의 면담의 초점은 사건이 아니라 (실종 장병들의)인간적인 면이었다.

- 생존 장병과 면담을 한 번 더 진행할 계획이 있나.
▶함대 사령부를 잠시 떠난 가족 6여명이 참석을 못했다. 특히 생존 장병과 면담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자리를 비운 1명은 매우 서운해 하고 있다.

이후 2차 면담을 건의해 볼 예정이다. 생존 장병들이 신체적으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무턱대고 요청하긴 어렵다. 병원 관계자와 상의해보고 해군 측에 양해를 구할 것이다.

- 다음 면담에서는 다른 사람이 참석하는가.
▶면담이 다시 이뤄진다면 참석을 했던 사람들도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앞 차례에서 참석했다고 해서) 굳이 막을 이유는 없다.

-앞으로 가족협의회의 일정이나 계획은
▶일단 인양이 될 때까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을 것이다. 국방부에 요청한 자료는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고 민군 합동조사단 참여 인원 선정 작업이 있을 것이다.

- 사령부안에서 머물고 있는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나
▶심경으로는 참담해 하고 있다. 그나마 8일 오후 진행된 실종 장병과 인터뷰에서 위안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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