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판 워크아웃, 부동산펀드 어떡해

임상연 기자, 김성호 기자 2010.04.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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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UBS펀드 두 차례 만기연장 불구 원금회수 불투명

대우차판매 (0원 %)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 등 관련 부동산펀드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원금이라도 건지자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만기연장에 동의했지만 결국 우려했던 시공사 워크아웃이 현실화되면서 원금손실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자 '나 어떡해'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의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이 개발사업에 투자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와 '마이어사모양재파이씨티부동산1호'의 원금회수가 불투명해졌다.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와 '마이어사모양재파이씨티부동산1호'는 개발사업에 각각 3900억원, 1500억원 등 총 44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이중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는 당초 만기가 작년 2월이었지만 시행사(파이랜드)의 자금난으로 작년과 올해 두 차례나 만기를 연장했다. 오는 8월 세 번째 만기가 돌아온다.



하지만 시공사이자 채무인수자인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으로 또 다시 원금 상환이 힘들게 됐다. 당장 공사 진행이 어려워진데다 시공사 교체도 현재로선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하나UBS자산운용 등 개발사업 채권단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처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당분간 원금회수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권사 한 부동산PF 담당자는 "시공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사실상 개발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시행사가 시공사 교체나 자금확보에 실패할 경우 만기상환은 물론 최악의 경우 원금손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선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리스크도 커 똑같은 조건의 다른 시공사를 찾기란 만만치 않다"며 "개발사업 진행이 안될 경우 펀드는 담보토지를 매각하고,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아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채무자가 워크아웃에 들어가 원금을 회수하기란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 1조원 규모의 초대형 PF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은 대우차판매와 함께 성우종합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또 시행사가 만기 때까지 펀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우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각각 1600억원 가량의 채무를 인수키로 돼 있다. 성우종합건설의 채무인수분에 대해서는 관계사인 현대시멘트 (14,680원 ▼30 -0.20%)가 지급보증을 선 상태다.
대우자판 워크아웃, 부동산펀드 어떡해


만기연장 왜 했나?
두 차례 만기연장에도 불구하고 원금회수가 불투명해지면서 하나UBS자산운용과 개발사업의 금융주관사이자 주요 투자자인 우리은행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만기연장을 유도해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당초 펀드 판매사중 일부는 만기연장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만기를 연장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시 이들 판매사는 개인투자자를 위해 펀드를 청산하고 담보토지 매각 등의 권리를 행사할 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만기연장은 단순히 수명연장이었을 뿐 의미가 없었다"며 "시공사의 부도와 일부 펀드 수익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기를 연장했지만 결국 일이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펀드 만기연장은 전체 설정액의 70%(2847억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거의 주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특정금전신탁에서 모은 돈으로 펀드에 투자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첫 만기연장 수익자총회도 우리은행의 요구에 따라 개최된 것으로 안다"며 "우리은행이 전체 설정액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의견은 묻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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