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월드컵 공동중계 협상 사실상 '결렬'?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0.04.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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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코리안풀 깬 SBS 대상 법적대응 검토

SBS가 오는 6월 개최되는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중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BS와 KBS, MBC간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BS가 중계권 입찰과정에서 SBS 문제삼아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나섬에 따라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관측이다.

KBS는 최근 SBS를 사기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S관계자는 "SBS가 지난 2006년 월드컵, 올림픽 중계권 계약 당시 코리아풀에 참여하면서 입찰 가격 등의 조건을 이용해 단독 중계권을 따냈다"며 이에 대한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3사는 코리아풀을 통해 2010~2016년 월드컵, 올림픽 경기 중계권에 입찰키로 했지만 SBS가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을 통해 각각 1억4000만달러(월드컵)와 7250만달러(올림픽)에 단독구매했다. KBS는 "당시 코리아풀이 올림픽 경기에 6000만달러를 제시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정보를 이용해 SBS가 중계권을 따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가 법적대응에 나설 방침을 세운 것은 SBS가 협상과정에서 협상 조건을 계속 변경하는 등 공동중계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상과정에서 KBS는 당초 쟁점이 됐던 기존의 SBS 손해분에 대해서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SBS가 현재 가치로의 비용 상승분을 다시 제시함으로써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특히 김인규 KBS사장은 협상에서 SBS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질책하며 고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3사간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게다가 공동중계가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3월 31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한데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상파 3사가 공동중계를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SBS 단독중계를 지지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SBS가 스포츠라는 킬러 콘텐츠를 통해 지상파방송시장 판도를 바꾸고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단독 중계를 고집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공동 중계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도 협상을 통해 시간끌기만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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