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쓴 55세 의대교수

머니투데이 황무성 인턴기자 2010.04.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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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김덕규 교수↑ 부산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김덕규 교수


지난달 29일 해군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라는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던 네티즌은 김덕규(55) 동아대 의대교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1979년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해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동아대 의대 조교수, 미국 베일로 의대 연수를 거쳐 1990년 동아대 의대 교수로 부임해 재직 중이다.



김 교수의 전문분야는 당뇨병, 여성 내분비질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외래진료를 나가는 동아대학교의료원의 내분비내과 간호사는 "김 교수가 친절하고 자상해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천안함 침몰사고 4일째 김 교수는 시 형식으로 작성한 글을 통해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며 천안함 실종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른 뒤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고 명령했다. 글의 말미에서 그는 "우리 46명의 대한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뜻한 집으로 생환시켜 주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이 글은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이끌어 인터넷 상에 빠르게 퍼졌고 끝내 기사화돼 6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를 찾아 인터뷰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신문기사에서 승조원들의 이름을 하나씩 읽다보니 가슴속에서 어떤 뜨거운 것이 생겨났다"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그 뜨거운 감정들을 자판을 통해서 써내려갔다"고 글을 작성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4일 해군게시판에 "전우의 구명작전 중 순직한 호국영웅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자신을 "자랑스러운 대한해군을 사랑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3년간 육군 군의관으로 복무한 경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올린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글 전문.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 UDT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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