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공개' VS '군사기밀' 천안함의 진실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4.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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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천안함 사고를 대하는 軍의 태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천안함 침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 천안함 침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2일이 지났다. 군 당국은 사고 발생 이후 매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속 시원히 나온 게 없다.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모든 걸 공개하겠습니다."라는 말은 매일 나온다.

군의 이런 설명은 사고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의 궁금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사고 관련 각종 의혹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 더구나 군의 불명확한 입장은 "군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군이 여러 번 입장을 번복하거나 말을 바꾼 전력이 있어서다. 사고 시간, 선체 절단면 공개 등이 대표적이다.



군은 이미 많은 것을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억울하다는 기색도 엿보인다. 군 기밀을 어떻게 언론에 공개 하냐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TOD 운영 현황, 백령도 부근 작전 현황, 해군 전력 등 북한이 알면 안되는 내용까지 모두 까발려졌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군 일각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군 관계자는 "이미 많은 부문에서 군 기밀이 외부로 알려졌다"며 "앞으로 작전 수행에 있어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교신일지, 작전상황, 비상상황 등 사고와 관련된 것은 모두 유사 시 우리 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담고 있어 외부로 알려질 경우 파장이 크다"며 "하나에서 열까지 많은 부문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방부와 합참 고위 관계자들도 가라앉은 배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예단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억측을 낳을 뿐이란 지적이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정보 사항에는 굉장히 민감한 것들이 많다"며 "우리는 공식적인 것들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합동조사단에서 지금 모든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군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해법이라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언론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실체적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군의 이런 대처 방식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간 군과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가 대부분 밝혀지지 않고 미궁에 빠졌다. 군 기밀이 외부로 알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군이 침묵하자 알게 모르게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군은 국민들이 군 기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군이 요청하는 대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대승적 차원의 인내심을 갖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계속 입장을 바꾸고 말을 번복해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다. 군 스스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는 것. 결국 투명한 공개와 설명만이 이번 사고를 올바르게 수습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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