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제주항공 '굴레'에서 벗어나나

더벨 김은정 기자 2010.04.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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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유상증자 참여 전망…올들어 실적은 개선 추세

더벨|이 기사는 04월02일(11: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적자누적으로 애경그룹의 뒷바라지에 의존해 온 제주항공의 실적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경그룹은 적자 누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제주항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 자금유입이 필요했고, 그 때마다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지원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제주항공의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 왔던 Q400 기종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재무개선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서 올해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항공기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추가적인 자금조달과 원가절감 등을 통해 전반적인 경영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제주항공의 이번 유상증자에는 애경그룹이 직접 참여할 전망이다. 애경그룹은 이미 2008년과 2009년 각각 230억원, 110억원 가량의 자금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제주항공에 수혈했다.

강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주나 청약자가 기업의 유상증자 목적에 공감하지 못하면 미달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재무상태가 좋지 않거나 사업 위험(리스크)이 높은 기업도 결국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의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애경그룹과 제주도의 출자로 설립된 제주항공은 설립 첫 해부터 순손실을 기록한 뒤 손실 폭을 키워왔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유가·고환율 등으로 자본잠식비율은 커졌다. 신규 저가항공사의 시장진입으로 경쟁은 심화됐고 지난해 말 순손실 규모는 334억원에 달했다.

현금성자산이 14억원(2009년 12월 말 기준)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차입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최근 4년 새 약 200억원의 차입금이 늘었고 연간 60억원 안팎의 이자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당장 제주항공은 올해 안에 산업·우리은행과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에 91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 밖에도 220억원 규모의 원화·외화차입금 만기가 1년 내에 돌아온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의 총 차입금은 97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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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들어 제주 여행객이 늘면서 제주항공의 실적도 개선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1월~3월) 탑승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선에서 창출되는 효과까지 감안해 올해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며 "취항 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데다 Q400 매각까지 마무리가 되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으로 인해 지분법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애경유화는 과거 속을 태웠던 게 사실이다.

애경유화 (14,110원 0.00%)는 그룹 내 유일한 상장업체다. 그룹 대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어 계열사의 가치가 애경유화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경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지분 75.09% 중 애경유화가 차지하는 물량만 26.15%다.

제주항공의 대규모 적자로 인한 지분법 손실은 애경유화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에 대한 채무보증금액만 885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12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소폭 증가했지만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역시 커졌다.

국내 가소제(DOP)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입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애경유화의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다.

애경유화는 염료중간물을 만드는 무수프탈산(PA)과 폴리염화비닐(PVC) DOP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은 2003년 이후 가소제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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