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은 뭉치는데 우리는…" 속쓰린 민주당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4.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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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 추가 공모에 나선다. 지난달 22일 공모를 마감한 지 14일 만인 5일과 6일 이틀 동안이다.

대상자는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소속 공천 희망자다.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절차를 밟은 만큼 공모 시기를 놓친 당 밖의 친박(친박근혜)계를 배려하겠다는 모양새다. "백기투항 아니냐"며 합당을 반대했던 미래희망연대 내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한나라당으로선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미래희망연대는 지난 총선 당시 영남에서 20~3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상당수 의원이 한나라당에 복당하면서 세가 약해졌다 해도 '박풍'(朴風)을 무시하기 어렵다. 세종시 정국으로 충청 표심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텃밭인 영남 표심마저 잠식당할 경우 선거 참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합당'과 공천 배려로 보수층이 결집한다면 전국 성적에서도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물론 이명박 정부 집권 하반기 동력도 확보된다. 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공천 배려는 안 된다고 반대하지만 이번 추가 공모는 범여권 화합과 협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희망연대나 친박계 입장에서도 '계산'이 맞아떨어진다. 미래희망연대의 지방선거 단독출마 여파로 한나라당이 선거에 참패할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박근혜 책임론'을 사전에 희석시킬 수 있게 됐다. 친이(친이명박)계가 줄곧 요구하고 있는 선거 지원 압박에서도 부담을 덜게 됐다. 게다가 여권이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지분'의 일부를 챙길 가능성도 있다.

#. 민주당은 속이 쓰리다. 본래 정권 중간에 치르는 선거는 '심판론' 성격이 강하게 작용하는 무대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지방선거나 2008년 총선 이후 치른 3차례의 재·보궐 선거에서도 그랬다.

더구나 범보수세력인 미래희망연대는 올해 초만 해도 지방선거에 독자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대로라면 영남 일부 지역에서 야권 후보의 선전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데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다. 어부지리를 기대했던 입장에서 달가운 일은 아니다.


시선을 집안으로 돌리면 더 답답하다. 연초부터 시작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희망과 대안' 등 시민단체 4곳이 참여한 '5+4 선거 연합' 논의가 답보 상태다. 진보신당은 지난달 탈퇴했다. "'저쪽'은 벌써 한집 살림을 차렸는데 먼저 논의한 우리는 이룬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결국은 연대할 것"이라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민주당의 '결단'조차 쉽지 않다는 점부터 그렇다.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 가운데 하나인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측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야4당은 지난 1일 문래동 민노당사에서 만나 이달 15일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오는 6일과 9일 사실상 막판 담판을 벌인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천안함 사고로 선거 일정이 늦어진 데다 다음 달 중순이면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며 "타결 이외엔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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