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태블릿PC의 '화려한 부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4.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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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의 시장 데뷔는 화려했다. 당초 시장 예상을 2배 이상 웃도는 첫 주말 판매량을 앞세워 세간의 거품 논란을 단번에 잠재웠다.

아이패드는 지난 주말에만 70만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파이퍼제프라이는 아이패드의 데뷔 주말 판매량을 20만~30만대로, 샌포드번스타인은 30만~40만대로 각각 전망했다.



아이패드, 태블릿PC의 '화려한 부활'


아이패드의 성공은 태블릿컴퓨터의 시장 복귀를 뜻한다. 아이패드 이전 태블릿컴퓨터는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태블릿컴퓨터가 지닌 스마트폰과 노트북컴퓨터의 중간자적 성격은 장점이 되기보다 단점으로 비춰졌다. 소비자들은 어정쩡한(?) 태블릿컴퓨터를 사기보다 스마트폰이나 저가형 노트북을 선택했고 태블릿컴퓨터는 개인 가전 시장에서 실패의 대명사가 됐다.

1990년대부터 다양한 모양과 기능의 태블릿컴퓨터가 등장했지만 제대로 자리잡기도 전에 모두 시장에서 퇴출됐다. IT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태블릿컴퓨터의 PC시장 점유율은 1%를 밑돌고 있다. 애플에 앞서 태블릿컴퓨터에 도전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처절한 참패를 맛봤다.



그러나 애플은 달랐다. 소비자들은 아이폰, 아이팟이 일으킨 신선한 충격을 잊지 않고 있었다. 시판 이전 선주문만 수십만건에 달했고 현장 판매 상점은 아이패드를 한발 먼저 사기 위한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는 아이폰, 아이팟을 만든 애플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애플의 아이패드 전략은 아이폰, 아이팟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독창적인 신기술이 적절히 조화되면 경쟁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다는 애플의 생각은 아이패드에서도 변함이 없다.

아이패드를 선주문해 구입한 뉴욕의 그래픽 디자이너 조시 클레너트는 5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패드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가격도 너무 높게 책정됐다"면서도 "독창적이고 섹시한 기기임엔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아이패드의 가격은 16기가 모델이 499달러로, 웬만한 저가형 노트북보다 비싸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대성공을 확신하긴 이른 감도 없지 않다. 아이패드 첫 구매자 중 상당수가 IT 신제품을 누구보다 먼저 사용하려는 얼리어답터나 애플 제품이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애플 골수팬들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비정상적인 열광이 사드라들 때쯤 아이패드 판매도 고개를 숙일 것이란 비관 전망도 적지 않다.

아이패드의 진짜 성공은 초반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애플리케이션과 미디어콘텐츠가 아이패드의 성공 열쇠를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콘텐츠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CBS방송은 인기 프로그램 '서바이버'와 'CSI'를 아이패드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월트디즈니그룹은 ABC방송과 ESPN게임용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영화 렌탈업체 넷플릭스는 가입자들에게 아이패드 스트림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처 아이서플라이는 출시 첫 12개월 동안 미국에서만 약 500만대의 아이패드가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판매는 7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은 데뷔 1년 동안 미국에서만 610만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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