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故 남 상사, 하의로 구명조끼 만들려했다?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2010.04.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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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故 남 상사, 하의로 구명조끼 만들려했다?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에서 지난 3일 오후 최초로 발견된 희생자 故 남기훈 상사(36)는 전투복 상의를 입고 있었지만 하의는 내복 차림이었다. 남 상사의 복장은 천안함이 침몰됐던 순간의 긴박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함정 내 원·상사 식당 부분 절단면에 걸린 채 발견됐다. 해군 한 관계자는 "이곳은 장병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곳이지만 속옷 차림으로 출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아래층이 원상사 침실이라서 남 상사는 사고 직전 옷을 갈아 입으며 취침 준비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군에서는 구명조끼가 없이 물에 빠졌을 경우 위급상황을 대비해 입고 있던 군복 바지를 벗어 양쪽 바지 끝을 묶어 공기를 집어넣고 응급 구명대를 만들어 물에서 생존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남 상사가 최후의 순간 구명대를 만들기 위해 바지를 벗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해군 측 다른 관계자는 "위급 상황때 바지가 구명조끼 대용으로 사용되는 훈련을 한다. 남상사도 순간 발생한 사고에 대처하려고 바지를 벗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고 당시 천안함은 전투태세나 비상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며 남 상사는 끝까지 생존을 위해 노력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한편, 해군은 올해 초 무선인식 구명조끼를 구입하려다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인식(RFID,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구명조끼는 조난자가 조끼에 부착된 송신기로 구조요청을 보내면 함정에 설치된 수신기 화면에 조난자의 인적사항과 위치가 표시되는 장치다.

이 위치정보는 조난 시에도 최대 12km까지 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조끼를 입지 않을 경우에도 승조원들이 완전 방수가 되는 무선인식 단말기만을 휴대해도 위치를 식별할 수 있다. 가격은 재킷 한 벌당 15만 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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