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삼성-LG가 주목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0.04.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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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블릿PC 등 제품 경쟁 촉발..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 시장 확대 촉발 기대

↑애플 아이패드↑애플 아이패드


애플의 야심작 '아이패드'가 3일(현지시간) 미국시장에 본격 시판되면서 경쟁자이자 파트너인 삼성과 LG 등 국내 양대 전자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시장에선 '경쟁상대'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요 부품을 납품해야 할 전략적 거래선인 까닭이다. 당장 아이패드의 흥행여부에 따라 이들의 부품 공급 규모가 대폭 확대되거나 간접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에 공급된 한국산 부품=미국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자사 제품에 어느 회사의 부품이 채택됐는지 밝히기를 극도로 꺼려왔다. 이번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패드에도 국내기업들의 부품이 다수 채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아이패드에 부품 공급이 확실한 국내기업으로는 LG디스플레이 (10,550원 ▲170 +1.64%)로 꼽힌다.



아이패드가 정식 시판되면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내부에서 유출된 아이패드 분해 사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광시야각 LCD패널인 'IPS 패널'이 메인 디스플레이로 탑재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월 애플과 5년간 LCD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5억 달러의 선수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월 애플의 아이패드 신제품 공개행사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직접 "ISP 기술이 적용된 9.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우수한 화질을 구현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역시 연 300만개 규모의 9.7인치 LCD패널을 3년간 아이패드에 공급키로 애플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내산 플래시 메모리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FCC의 아이패드 분해사진에는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가 탑재돼 있지만, 통상적으로 애플이 부품공급채널을 복수로 채택한다는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반도체 등 국내기업들의 제품도 탑재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외 삼성SDI (438,000원 ▼5,500 -1.24%)도 아이패드에 장착된 리튬전지 공급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패드 판매수량보단 시장재편" 촉각=아이패드가 정식 시판된 3일 미국 주요 도시의 애플 매장에는 얼리어댑터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현지 IT 애널리스트들은 3~4일만에 30만~4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당시 첫 시판기간에 27만대가 판매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예측은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600만~700만대 가량의 팔려나갈 것이란 예측과 280만~3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치가 현지 IT전문가들 사이에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이 주목하는 것은 향후 아이패드가 얼마나 팔릴 지 여부보다는 아이패드 출시에 따른 IT 산업지형 변화다.

당장 애플 아이패드 출시로 인해 PC시장에선 HP가, 전자책 시장에선 아마존 킨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이 태블릿PC 신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결국 애플의 아이패드가 차세대 디지털기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디스플레이와 플래시메모리, 2차전지 등 고부가 IT부품 시장을 여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전세계 IT 제품 시장에서 한국산 부품들의 경쟁력이 이미 충분히 검증된 만큼 고부가 IT기기 시장에서도 새로운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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