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돈봉투 보지 못했다" 공소사실 모두 부인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0.04.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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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달러 수뢰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일 "2006년 12월20일 오찬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돈 봉투를 내려놓는 것을 보지 못했고 그런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가 자신의 입으로 직접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오찬 뇌물과 골프 의혹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을 집중 확인했다.



한 전 총리는 먼저 오찬 모임의 성격을 "정세균 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퇴임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하며 "정 전 장관과 동향인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을 초대하고 강 전 장관과 친한 곽 전 사장을 초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오찬이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했다는 곽 전 사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곽 전 사장이 오찬장에 한 전 총리와 단 둘이 남아 의자에 돈 봉투를 내려놓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한 전 총리가 웃었다는 법정증언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오찬이 끝나면 참석자들이 어떠한 경우라도 언제나 총리가 먼저 오찬장을 나가도록 배려해줬다"며 "다른 사람을 앞세우고 뒤따라나간 기억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2월20일 오찬에서 평소와 달리 오찬장을 나간 기억은 없는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전혀 없다. 항상 내가 먼저 나간다"라고 말했다.

2002년 8월21일 여성부 장관 당시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골프채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의 골프채 선물을 계속 거절하기 미안해 모자만 들고 나오며 '호의를 이것으로 받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검찰은 반대신문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또 다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검찰은 질문만 읽어 내려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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