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테크 실력발휘, 위기에도 재산 늘어

김선주 심재현 변휘 기자 2010.04.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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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의원 절반 지난해 재산 증가… 탑10중 7명 한나라당 소속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국회의원 중 절반 이상이 재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이 재테크에도 남다른 자질을 보인 것이다. 여야는 재력에서 뚜렷한 대조를 보여 한나라당 의원의 평균 재산이 122억7752억 원을 기록한 반면 민주당 의원의 평균 재산은 16억1787만원으로 집계됐다.

◇의원 절반 지난해 재산 증가=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일 공개한 2009년 말 기준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을 보면 전체 대상자 293명 가운데 156명(53.2%)의 재산이 늘었다.



국회의원 재테크 실력발휘, 위기에도 재산 늘어


특히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의 재산이 지난 1년간 634억8769만원 증가하는 등 일부 의원들이 주식시장 상승 바람을 타고 재산이 급등했다. 동일벨트 대주주인 김 의원은 부동산 재산이 16억원 줄었지만 주식가치 상승과 배당 이익으로 604억 여 원의 주식 수익을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한나라당 조진형(증가액 52억원) 허원제(23억원) 이은재(19억원) 강석호(15억원) 의원도 펀드환매와 주가상승, 보유채권 평가액 상승 등으로 재산증가 상위 5위에 들었다.



재산이 줄어든 의원은 137명(46.8%)으로 집계됐다. 1억 원 이상 감소한 의원은 70명(23.9%)이었다. 최고 재력가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현대중공업 주가 하락으로 주식에서만 2134억원의 손해를 봐 재산이 1조4501억5069만원으로 줄었다.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 주식 821만5주를 갖고 있다.

◇여야 의원, 재력 뚜렷한 격차=여야 의원 293명의 평균 재산은 76억7143만원이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122억7752만원으로 평균보다 1.6배 많았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대표를 포함해 재산 상위 1위부터 7위를 싹쓸이했다.

민주당 의원의 평균 재산은 16억1787만원으로 집계됐다. 재산 상위 '톱10'에 94억9499만원을 보유한 신건 의원이 '턱걸이'(10위)했다. 20억 원 이상의 자산가도 정세균 대표와 주승용 박주선 신낙균 의원 등 10명에 그쳤다.


자유선진당 의원의 평균 재산은 19억836만원, 한나라당과 합당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는 32억6980만원, 민주노동당은 5억1219만원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3인의 재산도 공개됐다. 35억6170만원의 재산을 보유한 나경원 의원이 1위를 차지했고 원희룡(9억8696만원)·김충환(7억7847만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의원들 현금사랑…보수적 운용=의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였다. 주식 투자보다는 예금 늘리기 등 보수적인 자산운용에 주력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1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다고 신고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무(無) 주식자'였다.

골동품 및 예술품, 악기 등을 재산으로 신고한 의원은 17명이었다. 저명한 화백의 그림과 조각, 하프와 비올라 등 고급 악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예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몽준 대표는 청전 이상범의 산수화 1점(5000만원)과 병풍 1점(2000만원) 등 총 6점, 1억5653만3000원을 신고했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오건탁 화백의 서양화 2점 (6000만원), 소치 허유의 한국화 1점(2000만원) 등 그림 13점(1억4600만원)을 신고했다. 하프 연주자 유지혜씨를 부인으로 둔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이 하프 4개(8500만원)를 신고했고 이찬열 민주당 의원이 첼로 1점(6000만원),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바이올린 1점(3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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