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질주' 기아차, 너무 오른 게 아닐까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4.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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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 "사상 최고치 기록한 2006년과 달라… 주가 상승여력 충분"

#2008년 11월 26일. JP모간은 기아차 (103,800원 ▲600 +0.58%)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5500원으로 절반이나 깎았다. 전날 기아차의 종가인 5850원보다 6% 낮았으니 사실상 '팔라'는 뜻이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부담과 자동차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주 이유였다.

2010년 4월 2일 기아차는 2만6050원에 마감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혹평을 쏟아냈던 2006년 11월 당시 주가가 바닥이었고, 1년 4개월만에 주가는 무려 350% 급등했다.



기아차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다름 아닌 '실적'이다. JP모간의 혹평과 달리 기아차의 차입금은 빠르게 줄고 있고 신차 출시에 힘입어 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다. '상전벽해'인 셈이다.

올들어 기아차는 30%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4% 올랐고, '맏형'인 현대차 (253,000원 ▲4,000 +1.61%)도 12만원 언저리에서 맴돌면서 5.8% 상승하는 데 그쳤다.



4년 여 만에 주가가 2만6000선을 넘어서면서 이제 사상 최고치 2만8150원과의 격차는 8%에 불과하다.

신차 모멘텀에 의한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의 명백한 이유지만 일부에선 짧은 시간 너무 많이 오른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2006년 기아차'와 '2010년 기아차'는 결코 같은 회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초와는 해외 공장 증설이나 생산력, 차입금 등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은 2006년 말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중국 제2공장은 2007년 가을, 미국 조지아 공장은 2008년 11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06년 초 기아차는 차입금도 늘어나는 상황이었으니 당시 주가와 지금 주가는 '수준'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도 "2006년보다 기아차의 주식수는 늘었고 당시 환율도 900원대였다"며 "원/달러 환율 900원에서도 이익이 발생한다면 1100원인 지금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전히 기아차의 주가이익배율(PER)은 10배가 채 안 된다는 것.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지금도 충분히 살 만하다는 설명이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를 자동차 업종 중 '톱픽'으로 꼽으며 "올해 연결손익 개선으로 내부적 향상 요인이 가장 크며 현대차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가 안 움직이는 동안 기아차가 30% 오르면서 현대차에 비해 디스카운트 됐던 게 많이 해소됐다"며 "앞으로 현대차 주가와 동반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에서 소나타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아 4월 판매 실적도 좋을 것"이라며 "현대차 분기 수익이 1조원, 연간으로 4조원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12만8000원(5.79%)에 마감해 지난 2009년 12월 30일 기록한 최고치 12만2000원을 갈아치웠다.


기아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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