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1일 피고인 신문 절차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이 평행선을 달리자 소송지휘권을 발동, 검찰의 '조건부 피고인 신문'만을 허용했다.
검찰은 골프채 수수 및 제주도 골프빌리지 무료 이용, 총리공관 오찬 당시의 상황, 아들의 유학비용 출처를 물었지만 한 전 총리는 모든 신문에 불응했다.
재판부는 앞서 검찰 신문을 생략하고 변호인 신문만 허용하되 검찰에 반대신문 기회를 주는 방안과 양측 신문을 생략하는 방안 등 2가지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검찰의 피고인 신문권이 명문으로 규정돼 있는데도 질문 자체를 막는 것은 법에 반하는 것"이라며 절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김준규 검찰총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연 뒤 "검사가 피고인을 상대로 질문조차 못하는 재판은 있을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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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 전 총리는 전날 "검찰이 공소사실과 무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법이 보장한 권리에 따라 검찰의 신문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형두 부장판사는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가장 법리적으로 풀어가려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2일 오전 변호인 신문을 거쳐 검찰 구형과 한 전 총리 최후진술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다. 선고는 오는 9일 오후 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