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강달러에도 외인이 사는 이유?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10.04.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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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새로운 분기(2/4)가 시작되는 4월을 맞았다.

3월은 비록 탄력적이진 않았지만 거북이처럼 꾸준히 오르면서 한달간 6% 상승했다. 외국인이 단 하루를 제외하고 내내 주식을 사들인 결과다. 외인이 사들인 순매수 금액은 5조4000억원 가량이다. 역대 두 번째 순매수 규모다.

경기회복 속도 둔화 우려감 등으로 내내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양상이었지만 '수급'의 힘을 누르진 못했다. 주가향방은 '돈+심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경험담처럼이나 저금리로 오갈 데를 찾지 못한 글로벌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국내 시장에 상당부분 유입됐다.



한 가지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많은 경제 및 증시전문가들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캐리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외국인의 한국 이탈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우려했는데 실제 결과는 이와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험적으로 달러가 강세로 가면 주식시장은 좋지 못했고, 외국인 매수는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달러와 주식이 동반강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달러인덱스를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고 있는 달러인덱스는 선진국 통화 대비인데 달러를 빌려 유로나 일본에 투자하는 자금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신흥국 통화대비 달러인덱스 추이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FRB에서 계산하는 OITP인덱스가 대표적이라고 꼽았다.

최근 이 OITP인덱스 추이를 보면 일반적인 달러인덱스와 달리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신흥국 통화대비 달러는 약세를 이어왔다는 의미다.

이것이 한국과 같은 신흥국 통화가 글로벌 유동성 자금 운용에 상당한 매력을 던져주었던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하지만 이미 과거 표준편차 수준에 근접해있어 지금과 같은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최근 유동성 차원에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연기금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연기금은 연초 이후 총 1조2000억원이상 국내 주식을 사들였는데 3월에는 나흘을 제외하고 계속 순매수세를 지속했다. 연기금은 그 동안 주가 하락시에만 저가 매수에 나서는 소극적 대응 전략으로 일관해왔는데 최근엔 지수가 1700선에 근접한 상황인데도 매수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연기금과 외국인의 닮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연기금이 순매수하는 업종이 외국인과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은 연초 이후 전기전자, 운수장비 등 주도업종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고 최근 일주일간 연기금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봐도 IT, 운수장비 등 주도 업종군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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