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세일 앞둔 우리금융, '이팔성 효과' 신바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0.03.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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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자사주매입후 한달새 27%↑..."책임경영 의지, 지속적 매입"

"그때 따라 샀어야 했는데···지금이라도 사야겠네요".

우리은행 직원들은 우리금융 (11,900원 0.0%)의 최근 주가를 보면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주가 상승으로 민영화를 위한 준비 절차가 원활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주식이 쌀 때 미리 사두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 2월 이팔성 회장의 자사주 매입 이후 우리금융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을 들어 "회사 사정을 속속들이 가장 잘 아는 CEO가 주식을 살 때 따라 사면 손해는 안 본다는 말이 맞다"는 얘기도 자주한다.



우리금융은 최근 'CEO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26일(종가 1만3050원) 자사주 2000주를 주당 1만2950원에 매입했다. 이후 우리금융 주가는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종가(1만6600원)를 기준으로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27%에 넘어섰다.

블록세일 앞둔 우리금융, '이팔성 효과' 신바람


이 회장이 자사주를 산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6월 취임 이후 모두 7차례에 걸쳐 한 번에 수천주씩 쪼개 우리금융 주식을 매입했다. 현재 보유주식은 2만7000주. 주변에선 "이 회장이 '책임경영'의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고 우리금융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장도 평소 "우리금융 주가가 많이 저평가돼 있어 아쉽다"며 "시장에 우리금융의 기업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 회장 개인적으론 쏠쏠한 수익률도 덤으로 얻고 있다. 이 회장의 우리금융 전체 보유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는 1만300원 수준. 주당 평가이익은 6300원 정도로 총 1억7000만원 가량의 차익을 거뒀다. 60%를 넘어서는 높은 수익률이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기업 가치에 비해 훨씬 주가가 저평가 돼 있었지만 최근 실적 전망이 밝아지고 민영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이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신호)을 준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소수지분 블록세일 환경도 무르익고 있다. 우리금융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보유 중인 65.97%의 지분 가운데 경영권과 무관한 15.97%의 소수 지분 중 일부(7~8%)를 조만간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최근 주가가 지난 해 11월 블록세일 당시의 주가(1만6050원)를 넘어서 매각 주관사들과 함께 시장 상황과 주가 전망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를 골라 소수지분 일부를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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