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한주호 준위 "아들같은 후배 구하겠다"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0.03.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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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올 9월 전역교육 들어가…청해부대 자원하기도"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53세)는 군생활 36년, 해군 특수전(UDT) 부대 경력 35년의 베테랑 수중파괴 전문가다. 지난해에는 청해부대 1진에 자원해 소말리아 해역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청해부대 1진 최고령자였던 한 준위는 임무수행 중 총 7차례에 걸쳐 해적퇴치 작전에 참여했고, 지난해 8월 바하마 국적의 노토스스캔호가 해적들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는 해적선에 직접 승선해 해적을 퇴치하기도 했다.



1975년 해군에 입대(준사관 41기), 이듬해 미 해병 단기과정을 수료했다. 해병단 수중파괴대(UDT 전신) 소대장을 지냈다. 이어 특수전여단 대테러 담당, 폭발물처리대 중대장, UDT/SEAL 소대장 등을 지냈다.

15년이 넘게 수백 명의 특수전 요원을 양성해 내 '호랑이 교관'으로도 유명했다. 후배들을 아끼고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정많은 선배로 후배들 사이에서 존경과 신뢰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표창과 국방부 장관 표창, 작전사령관 표창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모범적인 군인이기도 했다. 부인과의 슬하에 학사장교로 군 복무 중인 아들과 대학생 딸 등 1남1녀를 뒀다.

한 준위는 평소 "육군 장교로 복무중인 아들에게 군인으로서 아버지로서 항상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청해부대에 자원입대하는 등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주변에서는 전했다.

올 9월 전역전 직업보도교육을 앞둔 고 한 준위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같은 후배들을 구하겠다"며 천안함 침몰 실종자 탐색작업에 자원하고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비보를 접한 한 준위의 아내 김모씨(56)는 "일요일 남편이 집을 떠날 때 얼굴도 보지 못했다"며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준위는 전날 아내와 간단한 전화통화를 나눴으며, 구조 작업 때문에 이날은 별다른 통화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 준위는 탐색 및 구조작전 5일째가 된 이날 오후 2시35분 작전해역에 투입돼 실종장병 수색작전을 펼치다가 3시경 의식불명으로 동료가 긴급히 수면위로 부상시켰다.



이후 미 해군 구조함 살바(SALVOR)함으로 옮겨져 챔버(감암실) 치료와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후 5시경 운명을 달리했다. 한 준위의 유해는 현재 헬기를 이용해 경기도 분당의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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