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친구 홍웅씨, 가족과의 면담 불발(종합)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3.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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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임재엽 하사의 친구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실패한 홍웅(26)씨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고 상황을 전달하려 했으나 갑작스러운 혼란과 저체온증 증세 악화로 불발에 그쳤다.

홍웅씨와 천안함 함미 수색작전에 참여한 김용광(51)씨등 2명은 29일 오후 2시 10분경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위치한 예비군 훈련 숙소에 응급차를 타고 도착했다.



그러나 홍씨의 입장에 앞서 강당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군이 함수 부근에 생존자 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군 관계자에게 항의하다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 여성 2명은 혼절해 현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 1대와 홍씨가 타고 온 구급차 1대를 나눠타고 이송됐다.

군용 모포를 덮은 채 응급차에 내린 홍씨는 스스로 걷기 힘들 정도로 저체온증세가 완연했다. 군 관계자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는 홍씨를 보자 실종자 가족들은 눈물부터 쏟아내며 그를 위로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고생이 많았다"며 그를 위로했고 다른 실종자 가족 역시 홍씨가 강당에 자리를 잡아 몰려가 눈물을 쏟아냈다.



홍씨가 강당에 자리를 잡음에 따라 잠시 정리되는 듯 하던 강당 분위기는 손정목 전력기획참모부장(소장)의 등장으로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손 소장은 이날 강당에서 "침몰한 천안함 함미에 로프를 연결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작업상황을 실종자 가족에게 전달하고 "지원자에 한해 구조본부로 보내줄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 상황을 정리하려 했으나 실종자 가족과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결국 2함대 군 관계자들이 강당에서 퇴장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군 관계자의 퇴장으로 잠시 혼란이 진정되고 홍씨와 함께 도착한 김용광 민간단체 아인네트 대표는 홍씨를 대신해 현장 상황을 전했다. 수중 촬영이 가능한 장비를 보유한 단체의 대표라고 스스로 소개한 김 대표는 "28일 방송에 나온 자막을 보고 민간인 자원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돼 작업에 동참했다"면서 "오후 9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9일 오전 2시경 보트를 타고 옹진호에 합류 4시간가량 작전에 투입됐다. 당시 파고가 1m가량 되는 등 현장상황이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물속의 시계는 1m도 확인이 어려웠다"며 "화면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를 부딪쳐서 확인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대표의 설명이 이어지는 도중 실종자 가족들이 "그런 내용을 들으려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조치를 취해달라"며 거세게 항의하자 강당 안은 다시 혼란에 빠졌고 오후 2시 22분경 일부 실종자 가족은 홍씨를 부축, 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향하게 배려했다.

한편 대표단을 포함한 일부 실종자 가족 60여명은 홍씨의 퇴장 이후 "사령관에게 항의하겠다"며 사령부로 향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을 막으러 나온 군 장병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해군2함대 사령부 앞에서 함수에 생존자가 없다는 군의 입장을 철회해 줄 것, 함수부근에서도 생존자 수색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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