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요구불'과 '저축성' 예금, 뭐가 다른죠?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4.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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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놀자!]은행아! 놀자④ '은행에서 파는 상품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 얘기를 잠시 떠올려보자. 여름 내내 놀기만 하고 먹이를 모아두지 않은 베짱이가 추운 겨울이 돼서야 뒤늦게 '여름에 열심히 일해 먹이를 좀 더 모아둘 것을···"하고 후회하는 장면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닥칠 것에 대비해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두는 행위인 '저축'의 중요성을 이 만큼 잘 설명하는 얘기도 없다. 은행은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달(예금)하고 빌려주는(대출)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크게 이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요구불 예금 vs 저축성 예금의 차이는?"저축은 필요할 때 언제든 돈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과 돈을 맡긴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찾을 수 있는 '저축성 예금'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요구불 예금은 말 그래도 언제든 고객이 '요구'라면 은행이 바로 돈을 내주여야 하는 예금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고객은 주로 금방 사용해야 할 돈을 요구불 예금에 맡긴다. 고객 입장에서는 돈을 불리기보다는 보관하겠다는 목적이 강한 상품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요구불 예금을 흔히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라고 부르며 종류로는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이 있다.



요구불 예금은 금리가 낮다. 은행입장에서는 예금한 사람이 언제 돈을 찾아갈지 몰라 항상 돈을 미리 준비해놓아야 하기 때문에 이자를 적게 줄 수밖에 없다. 돈을 맡긴 고객 역시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찾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자를 많이 받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요즘엔 요구불 예금과 저축성 예금의 장점을 혼합한 '자유 저축 예금'과 같은 금융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요구불 예금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6개월 이상 장기 예치 할 경우 저축성예금처럼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이다.

반면, 저축성 예금은 일정 기간은 돈을 미리 준비해 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이자를 그 만큼 더 많이 주게 된다. 저축성 예금으로는 돈을 조금씩 모아서 목돈을 만드는 '적금'과 그 목돈을 굴려서 더 늘어나게 하는 '예금' 두 종류가 있다.


적금은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예금이다. '정기적금'과 '자유적금' 두 가지로 나뉜다. 정기적금은 일정한 금액을 매달 통장에 넣는 것으로 일정한 기간은 '만기'라고 하며 매달 넣는 금액은 '월불입금'이라고 칭한다. 반대로 자유적금은 금액이나 날짜를 정하지 않고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저축하는 것을 말한다.

정기적금에 가입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만기가 되기 전에 '중도해지'를 하면 중도해지 수수료라는 일종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 정해진 기간 동안 돈을 찾아가지 않겠다고 은행과 약속한 것을 중간에 깬 것에 대해 은행이 벌금을 물리는 행태다. 만기 전에 돈을 찾아가겠다고 요구하면 은행이 다른 곳에서 급하게 돈을 빌려 고객에게 내줘야 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예금은 재산 증식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금상품인 '정기예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통장에 넣어두고 정해진 기간 동안 은행에 맡겨두는 상품이다. 보통 만기는 6개월, 1년, 3년 등 다양하게 정할 수 있는데 기간이 길수록 은행에서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한다. 정기예금 역시 적금과 마찬가지로 만기 이전에 찾게 되면 '중도해지수수료'를 물어야 하므로 돈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우선돼야 한다.

◇"고객의 예금을 고객에게 빌려 준다"=은행에서 이렇게 모인 돈을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나 기업에 빌려주는데 이를 대출이라고 한다. 대출은 대표적인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이다. 은행은 이러한 기능을 통해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금을 공급한다.

은행에서 아무에게나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니다. 돈을 빌려간 개인이나 기업이 제대로 돈을 갚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기 전에 어디에 쓰기 우해 돈을 빌리는지, 돈을 갚을 능력은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다. 또 혹시 돈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집이나 땅과 같은 재산을 맡길 것으로 요구하는데 이를 '담보'(담보대출)라고 한다. 반대로 담보가 없다면 개인의 신용(신용대출)을 평가해 대출을 해 준다.



동일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도 금리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빌려준 돈이 안전하게 회수되길 바라는데, 비려준 돈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신용위험'이라고 한다. 금융기관이 대출을 할 때 개인에 따라 금리에 차별을 두는 것은 저마다 신용위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국가 모두에 적용된다. 우리나라도 외국에서 돈을 빌려 올 때 신용도가 높으면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고 경제사정이 좋이 않거나 정치적으로 불안해 지면 이자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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