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가족 반발 "함장, 부표 띄운 것 맞나?"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0.03.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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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가족들 "우리가 현장에 도착한 후에야 3천톤급 배를 투입했다"

사고 현장인 백령도에서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로 돌아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군의 구조작업과 대응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성남함을 이용해 백령도로 향했던 천안함 실종자 가족 88명 가운데 69명은 29일 오전 7시35분쯤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로 귀환했다. 남은 19명은 대표단을 꾸려 현장에 머물며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귀환 직후 실종자 가족들은 해군 측의 간이브리핑에 반발, 항의를 거듭했다. 가족들은 "사람이나 구하지 가족들 모아 놓고 브리핑하고 사진 찍고 할 때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군인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브리핑은 무산됐고 실종가족들은 다른 가족이 있는 강당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이동 중 한 실종자 가족은 "구조작업을 조류 때문에 못한다, 날씨 때문에 못한다 등의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가족들이 직접 확인하려고 갔더니 함미는 발견도 못하고 아무 조치도 안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어부들도 사고가 나면 현장을 표시해 두는데 군함이 침몰했는데 아무런 표시도 안돼 있었다"며 "백령도에 도착한 민간 구조대들은 군이 반대해서 구조작업도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아들 제대가 한 달밖에 안 남았다"며 "함장이 함미에 부표를 띄워놨다고 했는데 부표가 없어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울부짖었다. 실종된 서대호 하사 어머니 안민자씨는 "함미를 어제까지만 발견했어도 생존했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발견해도 너무 늦은 건 아니냐"고 울먹였다.

함께 실종된 이창기 원사의 형 이성기씨는 "구조현장이 하도 답답해서 실종가족 대표단을 만들어 현장에 남기고 돌아왔다"며 "성남호에서는 현장에 가지도 못하고 배에 갇혀 있기만 했다"고 전했다.

실종된 김선호 일병의 아버지 김정중씨는 "수색작업이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실질적으로 뭐라도 동원해 사람을 구해야하지 않냐"고 울분을 토했다. 김씨는 "성남호선 수색작업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아무 구조작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종 가족들은 민간 구조인력이나 장비라도 동원해 빠른 시일 내에 함미에 갇혀 있을 가족을 구해달라고 성토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가 가고 난 뒤에야 3000톤급 배, 보트가 투입됐다"며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구조했어야 하는데 그 전에는 대체 뭘 수색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실종자에게 연락이 왔다는 소식으로 혼란을 겪었던 심영빈 하사의 아버지는 "잘못된 사실"이라고 짧게 답한 뒤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강당으로 향했다.



이날 실종자 가족 중 3명이 오전 중 백령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성남호에 머물고 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복귀한 실종자 가족들은 현재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강당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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