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 "내가 바다에 들어가겠다"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3.2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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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격한 가족들 "해군 구조활동 못믿겠다"...정부 불신 커져

"물에 대해서는 내가 조금 알아요. 장비만 제공되면 내가 들어가서 구조 활동을 하겠습니다"

28일 오전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강당, 한 실종자 가족의 울음 섞인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잠수경험이 있다고 밝힌 그는 해군 측에서 적합한 장비를 제공하면 자신이 선두에 서서 구조활동을 하겠다고 연이어 말하고 가족들은 사고 해역의 위험성을 감안, 그를 말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실종자 가족 대표로 실제 구조 활동을 시도한 허웅(26)씨도 마찬가지다. 실종자 가족 앞에 서서 "해군 2함대에서 군복무를 하다 지난 2일 전역했다"고 밝힌 그는 가족의 추천을 받아 오후 2시 15분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으나 결국 잠수병 증세로 구조활동에 실패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김태영 국방장관의 연이은 방문에도 실종자 가족들이 재차 요구한 사항은 민간 구조대의 활동 승인과 협조였다.

이같은 실종자 가족의 요구에 정 대표는 허웅씨를 현장에 파견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이재오 위원장은 방송 3사에 실종자 가족과 연결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자막으로 내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김태영 국방장관의 방문 때는 민간인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을 못한다는 소식을 접한 실종자 가족들의 격양된 반응이 흘러나왔고 이에 김 장관은 현장에서 민간인 구조대 대표 정동남씨와 직접 전화연결을 통해 해명했다.

이는 해군 당국과 실종자 가족 사이에 생긴 불신 때문이다. 정몽준 대표가 민간인 구조대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라 지시한 후 실종자 가족들은 각자 지인을 통해 구조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섭외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해군의 구조활동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은 현장 경험이 있는 민간인 구조대"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 역시 "일부러 구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감정 섞인 반응을 쏟아 냈다.


군 당국은 사고 당시 천안함의 격실이 분리돼 완벽히 밀폐됐을 경우 사고 시점으로부터 생존가능한 시간을 최대 72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약 실종자 전원이 천안함의 함미에 밀폐돼 침몰해 있는 상태라면 늦어도 29일 오후 9시 30분 경까지 함미를 인양해야 한다. 또 실종자들이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격실의 크기 또한 생존여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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