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5공장에서 생산된 투싼ix.
지난 25일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울산5공장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에쿠스, 제네시스, 투싼ix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느라 직원들은 주말을 포기한지 이미 오래다.
현장에서 만난 박한준 씨는 “지난 2004년 투싼 라인이 처음 도입되면서 채용된 직원들이 대부분이어서 비교적 젊다”며 “신세대 차량을 매일 접하다 보니 작업하는 우리들까지 젊어지는 듯 하다”고 그 이유를 귀뜸했다.
수출용와 내수용은 겉모습이 똑같아 언뜻 보면 구분하기 힘들다.하지만 트렁크에 제네시스 심벌이 부착된 것은 내수차,현대차 로고가 새겨진 것은 수출차다. 수출차의 경우 미국 캐나다 중동 등 지역마다 사양이 달라 들어가는 부품도 차이가 난다.어떻게 구분할까?
이 공장 김성용 이사는 “모든 차에는 사양표시와 작업지시서가 꼼꼼하게 기록돼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특히 17~18년 이상된 베테랑들로만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최고급 사양의 차를 최고의 품질로 생산해 내기 위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조립라인은 유독 천천히 움직였다. 시간당 생산량을 나타내는 UPH가 13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바로 옆 투싼 공장의 UPH가 37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 이사는 "고급차여서 테스트가 많은데다 조립 의장 등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같이 UPH를 낮췄다"면서 "이 공장에선 하루 240대 정도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울산5공장 조립라인 모습.
박대식 울산5공장장(상무)는 “토요타 리콜 사태를 계기로 '품질이 없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각오로 생산에 임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들 차들이 최근 미국의 품질 조사기관에서 연이어 높은 점수를 받아 직원들도 흥겹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나서자 수천대의 차량이 일렬로 정렬된 부두가 보인다. TV에서 봤던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다. 자동차 공장 내에 수출선적 부두가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 선적부두를 통해 연간 약 100만대의 차량이 전세계 200여 개국에 수출된다. 3개의 자동차 수출전용 화물선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어 1일 최대 6000대까지 선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척당 대략 4000대 안팎이 실리고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공장을 빠져 나왔을 때까지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공장 라인도 계속 가동되고 있었다. 쉼 없는 공장라인처럼 현대차 역시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묵묵히 헤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