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 많은 시도. 보험료 더 내라"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0.03.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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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북.인천, 제주.울산 비해 15~18%P손해율 높아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지역별로 매해 최고 18%포인트까지 차이가 남에 따라 차 보험료 지역별 차등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보험료 지역별 차등제가 도입되면 자동차사고가 많은 지역 주민은 똑같은 차량을 몰더라도 보험료를 더 물게 된다.



하지만 지역별 보험료 차등제는 2003년과 2008년에 추진됐으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취소됐었다.

◇어디서 차사고 많이 났나
시도별 손해율(2009년 4 ~ 12월) 통계를 보면 손해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광주(83.9%), 전북(83.5%), 인천(82.3%), 전남(80.4%), 충남(80.3%) 순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와 서울은 각각 75.4%와 75.1%로 중간 정도다.



반면 부산(68.5%), 울산(65.3%), 제주(65.3%) 등은 60%대 중반이다. 손해율이란 일정기간동안 사고로 지급된 보험금을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로 나눈 것으로 손해율이 높을 수록 사고가 많았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8년 기준으로 광주는 서구 쌍촌동 운천 사거리(36건, 사상자 66명), 서구 광천동 광천사거리(35건, 60명), 서구 유덕동 계수사거리(36건, 87명) 등에서 사고가 많이 났다. 전북 지역에서는 전주 덕진구 금암동 경기장4(21건, 41명), 전주 덕진구 우아동 우아광장4(20건, 34명)에서 사고가 많았다.

인천은 부평구 부평역 사거리(36건, 55명), 남구 만수동 만수주공4거리(27건, 49명), 남구 주안동 승기사거리(29건, 47명) 등에서 사고가 잦았다.


전남은 목포시 용해동 동아아파트 사거리(24건, 42명), 목포시 상동 축협사거리(20건, 42명) 등에서 사고가 많았다.

사고가 많은 곳은 자연히 입원율도 높았다. 보험개발원의 2007 회계 연도 입원율 통계를 보면 인천의 입원율은 78.3%, 전북은 76%, 광주 72.2%, 전남 71%, 대전 67.1% 등이었다.

◇車보험료 지역 차등제 논의 재개되나
지역별로 교통사고 손해율과 입원율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차보험료 지역별 차등제의 도입 논의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차보험료 지역별 차등제 2003년에 금융감독원이 도입을 추진하다 일부 지자체와 여론의 반대로 접은 바 있다. 또 2008년에는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3개 부처 주관으로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프로젝트 하에 금융당국에서 자동차보험료 지역별 차등제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흐지부지됐었다.

지역에 따라 타가는 보험금이 편차를 보이는 만큼 보험료를 달리 책정할 필요가 있다는 명분론은 있지만 지자체 등의 반발이 거센 것이 이유다.

또 지역 문제와의 연관성도 밀접하다. 실제로 전남.전북, 인천, 광주 등의 손해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고 경남.경북와 대구, 부산 등은 손해율이 낮다. 문제는 공교롭게도 이 구분이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면서 영.호남이란 지역 구분과도 맞물려있다는 점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인천, 호남 등 국토 서쪽의 손해율이 높은 이유로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로 환경을 꼽는다.

교통 인프라가 평준화돼 있지 않은데다 가입자가 손해율이 낮은 지역에 차를 등록해 보험에 가입한 뒤 실제 운행은 다른 지역에서 하는 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손해율이 높은 지역의 장기무사고 운전자들은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도 반대 여론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자기지역 교통사고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지자체 스스로 교통안전시설에 투자하고 안전운전을 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또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 스스로 안전 운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당위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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