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한명숙, '곽영욱 추천' 지시 안했다"(상보)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0.03.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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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장서도 '석탄공사 인사' 대화 안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6일 법정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로부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추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9차 공판에서 정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산업자원부 장관 당시 곽 전 사장을 대한석탄공사 사장 후보자로 추천할 것을 검토하라고 하부에 지시한 적은 있지만 (이와 관련해)한 전 총리와 얘기를 나눈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곽 전 사장을 추천한 경위에 대해서는 "곽 전 사장을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대한통운을 흑자 전환한 유능한 경영인이라고 판단했다"며 "산자부 장관의 추천 자체를 특정인에게 혜택주는 것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또 2006년 12월20일 총리공관 오찬의 성격에 대해 한 전 총리가 마련한 '산자부 장관 퇴임 위로 오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찬 전 다른 참석자 얘기를 들은 적 없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기억이 없다"며 "항상 식사를 밖에서 해야 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일일이 자세히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오찬 때까지 곽 전 사장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자리의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동향 출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오찬 당시 대한석탄공사 사장 추천과 관련한 대화는 전혀 오고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원걸 당시 산자부 차관에게 추천 검토를 지시한 이후 오찬 당일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고 총리와 함께하는 자리에서 산자부 부내 업무 얘기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곽 전 사장과 식사한 사실이 다른 대한석탄공사 사장 후보에게 알려지면 오해를 사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임명직이라면 오해할 수 있겠지만 공모를 통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후보추천위에서 복수의 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다만 정 대표는 오찬 당시의 좌석 배치와 오찬장을 나선 참석자 순서 등 구체적 상황을 기억하지는 못했다. 그는 "식사를 마치고 일어날 때 한 전 총리가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한 기억이 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도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퇴임이 확정된 장관에게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빠져나오며 "한 전 총리의 결백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을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 전 총리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한다"며 "정치적 야당탄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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