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드라마 속 '자동차 PPL'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03.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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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서 자동차 타던 배우가 광고모델로도 활약… 효과 높아 업체들 적극 활용

↑GM대우는 지난달 24일 배우 정경호와 이민정을 명예직원을 위촉하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LPGi 각각 1대를 전달했다.↑GM대우는 지난달 24일 배우 정경호와 이민정을 명예직원을 위촉하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LPGi 각각 1대를 전달했다.


드라마 속 자동차 PPL(Product Placement, 제품간접광고)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주인공이 자동차를 타고 등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동차가 드라마 속 주요 배경이 되고 주연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타던 자동차 광고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가 PPL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 텔레비전 광고의 경우 매달 10억 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드라마 PPL은 1억 원 안팎이면 드라마가 방송되는 2달 이상 홍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자동차는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등 다른 제품 보다 모델별로 디자인 구분이 뚜렷해 PPL 효과가 극대화되는 장점도 있다.

최근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그대웃어요'의 남녀 주인공인 배우 정경호와 이민정은 GM대우의 경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텔레비전과 라디오 광고모델로 나온다.



극중에서 정경호는 GM대우와 회사 로고가 비슷한 '글로벌 자동차'라는 자동차 회사의 수석 엔지니어로 출연해 '비트(마티즈크리에이티브)'라고 이름 붙여진 경차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마티즈 크레이티브의 개발 과정과 특장점이 자연스럽게 홍보됐다.

GM대우도 평소 보안문제로 내부직원들 조차 출입하기 어려운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및 청라 주행시험장 등을 과감하게 촬영장소로 제공해 실감나는 드라마 배경을 제공했다.

정정윤 GM대우 광고팀 차장은 "신차 개발 과정이 실제 자동차 회사의 연구소에서 촬영돼 현실감도 높아지고 차량에 대한 장점도 거부감 없이 홍보됐다"면서 "앞으로도 단순히 차만 등장하는 PPL 보다는 자동차를 극중 내용에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 평가와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자 GM대우는 주연배우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명예 직원으로 위촉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GM대우는 현재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인생은 아름다워' 등 총 7편의 드라마에 동시에 PPL을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그대웃어요'에 등장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드라마 '그대웃어요'에 등장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르노삼성도 지난해 자동차영업사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드라마 '열혈장사꾼'에 PPL을 진행해 회사 이미지 제고에 효과를 봤다.

고객만족을 위해 뛰는 성실한 자동차영업사원이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르노삼성의 소형차 '뉴SM3'를 타고 등장했고 그가 다니는 회사이름도 르노삼성 로고인 태풍을 형상화한 '태풍자동차'였다.

르노삼성은 촬영을 위해 자동차와 장소제공은 물론이고 드라마 극본을 쓴 작가에게 영업현장의 생생한 뒷이야기들을 얘기해줬다는 후문이다.

르노삼성의 성공적인 PPL 뒤엔 뼈아픈 실패도 있었다. 2005년 톱스타인 가수 이효리가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 '세잎클로버'에 PPL을 했으나 시청률 부진으로 담당 PD가 교체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게다가 이효리가 조선소 여공으로 등장해 르노삼성차를 운전하는 장면조차도 거의 없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고 스타인 이효리가 등장한다는 것만 보고 덮어놓고 PPL을 결정했다가 실패했다"면서 "그 후부터는 드라마 시놉시스와 주인공 및 조연 배우 등을 꼼꼼히 살펴 PPL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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