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경우 미분양 사정은 더욱 심각하죠? 비수도권 중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지역은 분양가를 깎아줘도, 세금을 깎아줘도 미분양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홍 기자가 대구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대구 시내 고급 주상복합 아파틉니다. 이번 달까지가 입주기간인데 아직 3분의 1 정도밖에 입주를 하지 못했습니다.
천4백 가구 또 다른 아파트단지. 밤이 되자 미분양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중소형 아파트는 그나마 훤하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한 동에 불을 켠 집이 한 손에 꼽을 정돕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분양가를 10% 할인해줘도 입주 1년 넘게 절반 이상 미분양입니다. 정부의 양도세 감면 연장 조치도 미분양 해소에 별 도움이 못 됩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57평이 분양가가 7억 4천만 원이거든요. 여기 55평은 3억 주면 사는데.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것은 투자로 사는 사람들이잖아요. 내가 사는 사람은 상관이 없잖아요”
대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건설사를 비난하는 입주민들의 현수막이 단지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10% 가량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분양하면서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가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폭에 비례해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깎아주도록 미분양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처럼 건설업체들은 기존 계약자들 때문에 할인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녹취] 분양업체 관계자
“예전엔 본사에서 데모도 했었는데. 저희가 그렇다고 보상을 안 해준 것도 아니고 다 해줬어요. 어느 정도까지 지원도 해주고 했는데 그것은 보이지도 않는 거죠”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만6천 가구로 경기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특히 60% 이상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입니다.
특히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초과 중대형이 미분양의 66%나 됩니다. 이렇다보니 미분양 홍수 속에도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난을 빚는 기현상도 빚어집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5제곱미터형이 할인된 분양가로 2억 7백만 원인데, 전셋값은 1억 5천만 원입니다.
이 때문에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조차 공공분양 아파트를 전세분양 형태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한현림 / LH 대구경북지역본부 과장
"부동산 가격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현재 대구 지역에서는 부동산 취득하는 자체를 많이 꺼려하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2년 동안 살아보고 그 이후에 내집마련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방법으로 분양하게 됐습니다"
대구에선 올해 만 가구 정도 신규분양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은 줄긴 커녕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이진우 /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장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에 나온 대책들이 미분양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까 신규 분양에 대해서는 또 다른 미분양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 3년 만에 대구지역엔 굳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주택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정서가 뿌리 깊게 박혀 미분양 해소는 난망해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