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하겠다던 은행, 대부분 '감원'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0.03.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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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부분 은행들이 임직원의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외환 등 7개 시중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6만 6188명이었다. 2008년 말에 비해 0.17%(113명) 늘어난 수준이다. 임직원 수 증가율이 2007년 8.12%, 2008년 1.31%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657명(5.97%)의 임직원을 줄였다. 하나은행(2.14%·183명)과 한국씨티은행(0.56%·21명), 우리은행(0.39%·57명), 외환은행(0.32%·19명)도 임직원의 수가 줄었다.



지난해 임직원 수가 늘어난 은행은 SC제일은행(13.76%·608명), 국민은행(2.47%·442명) 두 곳밖에 없었다.

책임자(일반적으로 과장 이상)가 아닌 일반 행원의 경우만 따로 떼어내면 직원 수는 지난해 오히려 줄었다. 신입행원 채용 규모를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책임자 외 행원 인원은 지난해 말 2만 5189명으로 2008년보다 1.59%(407명) 감소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은행. 11.89% 줄어든 3090명을 기록했다.

한국씨티은행(6.5%), 외환은행(6.82%), 국민은행(4.22%) 줄어든 가운데 SC제일은행만 21.03%(303명)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은행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은행에서는 현장에 인원이 부족해 죽겠다는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존행원 임금을 반납케 하고, 신입행원의 임금을 삭감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던 은행이 실제로는 직원 채용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특히 행원의 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피 수혈이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은행들은 결국 작년에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인턴을 채용하는 시늉만 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임직원 수에 포함되지 않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상황은 더 나빴다. 지난해 1년 동안 은행에서 직원 외 인원은 2909명(10.18%) 줄었다. 직원 외 인원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비정규직 직원으로 구성됐다.

감소폭이 컸던 곳은 하나은행(42.72%)과 SC제일은행(39.82%), 한국씨티은행(9.22%) 등이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임직원의 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국민은행(1만 8370명)이며 그 뒤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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