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열기… '보험ETF' 나온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03.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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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비중 확대… 투자 못한 계열운용사 간접 수요도 기대

동양생명과 대한생명에 이어 오는 5월 삼성생명 상장이 다가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보험업종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업공개(IPO) 주관회사를 맡은 증권사의 계열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보험 ETF를 통한 간접 매수 길이 열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현대하이쉐어(Hi Shares)보험ETF'를 다음달 22일 설정한 뒤 23일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ETF는 특정 지수를 따라가며 수익을 얻는 인덱스펀드를 상장한 걸 말한다. 일반 펀드에 비해 보수가 낮고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환금성도 뛰어난 장점이 있다.

그간 반도체, 은행, 자동차, 조선, 증권, 에너지화학, 철강, 건설업종 ETF가 나왔지만 보험ETF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8일 동양생명이 생명보험사 1호로 거래소에 상장된 후 업계 '빅2'인 대한생명이 지난 17일부터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고 오는 5월12일 삼성생명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보험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2%대에서 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보험ETF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국내 대표 보험사와 재보험사 10개를 편입할 예정이다. 보험ETF는 KRX인슈어런스(Insurance)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부도 위험과 유동성 등을 감안해 종목별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본시장법(제87조 제2호)에서 계열 증권사에서 인수한 증권을 펀드에서 매수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보험ETF의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발행 주관사와 인수사인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KB투자증권의 계열 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 한국밸류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삼성투신운용, KB자산운용은 삼성생명의 주식을 단 1주도 살 수 없다. 단 상장 후 3개월이 지나야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ETF가 삼성생명의 주식을 편입하면, 상장 주관사의 계열운용사가 ETF를 매수하는 식으로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삼성생명의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의 계열 운용사로부터 요청을 받아 보험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해당 운용사의 일반 펀드에서 자산의 5% 이상을 펀드에 투자할 경우 감독당국에 재간접펀드로 규정 변경 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펀드는 자산의 5% 이내에서 펀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기면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또 ETF를 주식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 기업과 달리 본질이 명백히 펀드이기 때문에 재간접펀드가 아닌 이상 투자 비중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실제 보험ETF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좀 더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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