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2년만에 전격 경영복귀 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0.03.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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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사태'로 위기감...한달 심사숙고끝 결정

이건희 전 삼성 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에 전격적으로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CES) 후 귀국하는 자리에서 경영복귀를 묻는 질문에 "생각 중"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지난 3월 고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행사장에서는 "삼성이 약해지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4월 경영쇄신안 발표 후 2년만에 전격적으로 이 회장의 복귀가 결정된 배경에는 토요타 등 글로벌 톱 기업들이 위기에 접어든 데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은 24일 "이건희 전 회장이 이날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 회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논의했으며,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같은 사장단협의회의 건의문을 작성해 이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달간의 장고 끝에 이 전 회장은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를 결심하는 자리에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한 후 회장직 복귀를 결정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2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이 회장의 지위는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 회장이며, 사내 등기임원의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총회 등을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 이인용 삼성 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24일 기자 브리핑에서 "명예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회장이며 삼성전자 본관에 회장실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더라도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대신 큰 그림에서의 결정만을 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IOC 위원활동과 관련 삼성 관계자는 삼성경영 복귀와 관계없이 IOC 위원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활동도 계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이 회장을 보좌할 조직과 관련 전략기획실의 복구가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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