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기업銀 PB센터에 부자 소개하면 포상금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3.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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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추천제 통해 PB영업 기반 확대

신한은행 A지점 김정후 대리(34, 가명)는 평소 알고 지내는 거래처 사장(부동산 임대업)으로부터 "요즘 돈을 굴릴 곳이 마땅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빌딩 2개를 소유한 이 사장은 현금도 많다.

김 대리는 이 사장을 신한은행 PB고객부와 연결해줬다. 은행은 김 대리에게 소개 대가로 5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했다.



은행들이 임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프라이빗뱅킹(PB)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주변에 있는 자산가(10억 이상)를 은행에 소개해주고 포상금을 받는 형식이다. 은행은 핵심 우량 고객 확보를 통해 기반 확대와 장기 성장 동력을 확충할 수 있고, 직원들은 부수입을 챙길 수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임직원 추천제도(SGM, Staffs Get Members)'를 통해 PB고객을 늘리고 있다. 'PB 추천제(PB Referral)'라 불리는 이 제도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47,850원 ▼300 -0.62%)) 임직원들이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PB가망고객을 추천하는 제도다.



은행은 자산가 섭외 시 추천 등을 통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임직원과 소속영업점에 평가보상을 해준다. 이 제도는 지난 2004년에 최초 도입됐다. 그간 꾸준히 시행됐지만, 은행은 올해 들어 다시 대외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포상 규모는 유치 금액에 따라 다르다. 백화점 혹은 여행 상품권이 주어지는데 △5억 유치: 25만 원 △10억 유치: 50만 원 △20억 유치: 100만 원 △50억 유치: 150만 원 등이다. 올 들어 이 제도를 통해 늘어난 PB고객 수는 20여 명 가량으로 자산 규모로 200억이 넘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임직원들로 하여금 자산관리 영업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며 "그룹사간 연계 영업을 통해 시너지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업은행의 '임직원 PB고객 추천 제도'<br>
↑ 기업은행의 '임직원 PB고객 추천 제도'


기업은행도 내부 직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PB고객 기반 확대라는 취지하에 2003년부터 '직원의 PB고객 추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들의 친인척이나 지인, 거래기업 CEO 등이 주 타깃이다. 직원이 자산가를 PB고객부에 소개를 해주면, 고객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PB센터와 PB전문점에 연결을 해주는 방식이다.

은행은 직원들에게 은행장 표창(격려상)과 포상을 하고, 추천 영업점엔 타처예금으로 등록을 해준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2월 말부터 이 제도를 통해 PB고객 수를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반응이 좋다"며 "은행으로선 알짜 자산가를 주요 고객으로 모을 수 있고, 직원들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어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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