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3500만주 막판 줄다리기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반준환 기자 2010.03.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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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보유주식 3500만주 매각동의에 소극적..CJ,매각 막판고심

막바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삼성생명 상장 작업이 막판까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삼성생명 상장의 원인을 제공한 삼성차 채권단이 삼성 쪽에 비협조적인 움직임을 고수하고 있고, 주식(구주) 매출을 계획 중인 CJ그룹 등 친족 기업들의 물밑 행보도 복잡한 양상이다.

23일 금융계와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생명 상장 실무자들과 삼성차 채권단은 회사 상장 과정에서 필요한 구주매출 물량 결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알려진 내용은 채권단과 친족기업들이 보유한 삼성생명 4000만주(액면가 500원 기준) 구주 매출이었다. 이 물량은 삼성차 채권단의 3500만주와 이미 주식 매각 의사를 공식화한 신세계의 500만주로 알려졌었다.

이중 3500만주는 서울보증보험, 우리은행 등 삼성차 부채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차 채권단 보유 물량. 이 물량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매각 동의 등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과 채권단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차 손실 보상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연이자를 둘러싼 문제로 양쪽의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법정대리인끼리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 주식보유분 소유권을 넘기는 문제를 두고 양측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리하고 있는데 한두 가지 쟁점과 사실 공개 여부를 두고서도 의견이 갈린다”고 전했다.

금융계에서는 채권단이 소유권을 넘기더라도 삼성 쪽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건을 제시해 상장과 전후한 시점에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삼성그룹과 채권단은 삼성차 법정관리 손실 보상을 두고 합의서(채권단에 제공된 삼성생명 주식 3500만주가 2조4500억원에 못 미칠 경우 손실분을 보전하겠다는 내용)를 작성했고 지연이자 등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삼성생명 상장을 전제로 조정을 권고한 상태다.

이밖에 친족기업들의 주식 매각 여부와 물량도 아직 안개 속이다. 신세계가 내놓는 500만주에 대해서는 삼성생명과 신세계쪽의 입장에 이견이 없지만 CJ그룹쪽은 구체적인 물량과 매각 의사 등을 확실하게 하지 않은 채 그룹 내부 논의만 진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과거 그룹 분리 과정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매각했을 때 너무 싼 가격에 팔았다고 해서 실무자가 문책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이재현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결정하기 전까지는 매각 여부와 물량 자체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CJ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가 각각 삼성생명 4.8%(951만주), 3.2%(631만주)를 보유 중이다. CJ가 의외로 큰 물량을 내놓을 경우 구주매출의 틀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일부 논의가 어렵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주 중에 매각 물량과 발행조건 등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공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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