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준다면…"오바마보다 버핏이 안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3.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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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수익률, 버크셔보다 높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 워런 버핏 회장에게 돈을 빌려주는 게 낫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오마하의 현인'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2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 수익률을 3.5bp 밑돌았다. 최근 수주간 프록터앤갬블(P&G), 존슨앤존슨, 로우 등의 채권 수익률도 미 국채 수익률보다 낮았다. 미국 정부보다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채권시장의 평가다.

미 국채 수익률이 일반 기업의 수익률을 웃도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정부가 보증을 서는 미 국채는 전통적으로 최고의 안정성을 지닌 투자 수단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미 국채를 향한 투자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채권 투자 책임자를 지낸 잭 말비는 이에 대해 채권시장 역사에서 '굉장히 드문'(exceedingly rare) 일이라고 평가했다. 피프스서드 자산운용의 채권 투자 책임자 미칠 스태플리는 또 정부 최고위 인사들을 긴장시킬 만한 일이라면서 불안을 실감하는 첫 단계이자 미국 국민들의 국가 부채 부담이 급증하는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수익률 역전 현상은 미국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초 이후 2조5900만달러어치의 국채를 발행했고 그 결과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사상 최고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10%까지 불어났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주 미국이 향후 국가 채무 원리금 상환에 더 많은 재정을 소모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실체적인 등급 하향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미국 정부가 올해 세수의 약 7%를, 2013년 약 11%를 채무 상환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영국에 이은 선진국 내 두번째 세수 지출 규모다.

반면 기업의 부도 위험은, 오바마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 경기부양 지출과 제로금리(0~0.25%)를 비롯한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각종 비상 유동성 지원 수단에 힘입어 신용시장이 되살아나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신평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달 10.4%에 달했던 기업 부도(디폴트) 비율이 올해 말 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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