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노조, 슬로바키아 '국제노조회의' 추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0.03.2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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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첫 모임에 이어 최초 해외 현지 회의 개최… 공동대응 구체화

'현대·기아차 국제노동자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중인 금속노조가 기아차공장이 있는 슬로바키아에서 첫 해외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해외 회의에서 현대·기아차 국내 노조를 비롯해 해외 공장 노조 대표들이 모여 각종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1일 금속노조 및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 각국 노동자들의 국제적 공조를 위해 첫 해외 회의를 슬로바키아에서 개최키로 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미국 및 인도, 슬로바키아 노조 대표들이 초청돼 현대차 (249,000원 ▼1,500 -0.60%)기아차 (103,200원 ▼2,400 -2.27%) 국내 공장을 견학하고 처음으로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지난해 회의가 상견례 성격의 첫 모임이었다면 올해는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 정보교류 활성화, 현지 노동자 기본권 보장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 논의를 진행시킬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2008년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대·기아차 전 세계 현지공장 노조가 참여하는 연대기구 설립을 추진(본지 2009년 2월5일자 단독보도 참고)해왔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노조도 글로벌화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회의의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반기 중 열릴 계획"이라며 "민감한 사항인 해외공장 생산비율제 등도 폭 넓게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공장 노조와 해외 공장 노조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협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본다. 금속노조가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생산비율제를 추진(본지 3월19일자 단독보도 참고)하기로 한 상황에서 해외 노조들과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공장 생산을 일정 비율로 묶는 생산비율제를 사측에 요구하면 현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산물량 조절, 신차투입 문제 등 조정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다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국제적 노조 네트워크가 실제 단일 행동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본사 노조의 전략이 중요하다"며 "생산비율제 역시 경직적으로 운영한다면 자칫 회사가 어려워져 국내외 노동자들의 고용이 모두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내에서 이해관계 충돌 등에 대해 유연성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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