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총 때는 보안요원들만 배치돼 평상시와 다름없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이 같은 철통 보안 때문에 주총에 참석한 일부 주주들은 ‘오늘 무슨 일이 있냐’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주총장 안의 분위기는 현대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9시 정각에 주총이 시작됐고 1호 안건인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등이 주주들의 동의로 원안 통과됐다. 기아차가 지난해 1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데다 주당 250원의 현금배당까지 이뤄진 탓이다.
부드럽게 진행되던 주총은 박재홍 우리사주조합장이 발언권을 요청하면서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 조합장은 “지난해 디자인 경영 성공과 임직원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의 흑자를 달성했다”며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하고 철저한 품질 관리를 위해서도 해외에서 보편화된 무상주를 직원들에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총 의장을 맡은 정성은 기아차 대표이사 부회장은 “무상주 관련 제안은 잘 들었고 향후 경영활동에 참고하겠다”며 “품질 관리는 현장 구성원들의 합치된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만큼 우리사주조합도 잘 협조해 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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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긴장감을 뒤로 하고 나머지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주총장 밖의 경직된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주총은 시작 35분 만에 다소 싱겁게 마무리됐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과 4년 만의 현금배당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던 점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진정한 글로벌 선두업체는 단순히 실적만 뛰어난 회사는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