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장의 사임은 대북 관광 재개 등 사업 정상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동시에 난관에 봉착한 대북사업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사장이 금강산 사태가 장기화에 됨에 따라 '특단의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사업 정상화하지 못해 "책임 통감"
이후 조 사장은 대북사업 손실 최소화를 위해 건설사업 확대와 비무장지대와 인접 지역을 둘러보는 'PLZ(평화생태)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 사장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자신부터 당장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대북 관광 사업 재개 등 사업 정상화에 열의를 보였다.
실제 작년 12월 개성관광 2주년을 기념해 열린 임직원 조회에서 그는 "2010년 경영 계획은 대북관광이 중단되면서 회사를 떠난 700여 명의 직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게 소원이자 목표"라고 말했었다.
조 사장은 이날 이메일에서도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며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와 사업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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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의 사임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을 통해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조 사장 후임 등 아직 추가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영난에 속 타는 현대아산
현대아산은 주력사업인 금강산과 개성관광이 중단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됐고 이로 인해 개성관광길도 같은 해 12월 끊겼다.
현대아산은 대북관광사업 중단으로 인한 매출손실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2579억원에 달하고 작년 영업적자도 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건설사업을 강화해 손실을 메우고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2008년 3272억원에 달했던 수주액은 지난해 134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300억원 안팎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인력구조조정을 진행해 대북관광 중단전 1084명에 이르던 직원들 가운데 700여 명이 회사를 떠났고 현재 397명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강산과 개성 사업소에는 각각 53명과 30명의 최소 인원만 배치돼 있으며 지난달에는 금강산사업소 차량 51대와 개성사업소 중장비 41대 등 자산도 매각했다.
남은 임직원들 역시 직급에 따라 5~15%의 임금을 반납하고 같은 비율을 유보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 메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현재 현대아산이 할 수 있는 것이 특별히 없다"면서 "당국간 협의를 통해 관광 사업이 재개될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는 것 뿐"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