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로부터 '집에 있으니 답답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아 '그렇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석탄공사 인사와 관련한 얘기를 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은 곽 전 사장을 상대로 한 전 총리가 석탄공사 지원과 남동발전 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한 흔적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 확인했다. 하지만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가 알아서 해줬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진술을 내놓았을 뿐,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곽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26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총리공관에서 오찬을 한 뒤 한 전 총리가 정세균 전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나에 대해 신경 써 주라는 얘기를 했고, 이후 산자부 임원으로부터 석탄공사 사장으로 지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10일에는 검찰로부터 오찬 시기가 석탄공사 지원 이후라는 사실을 듣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정 전 장관이 (인사에) 손을 다 써줬고 그래서 감사 인사를 하려고 5만 달러를 줬네요"라고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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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정에서는 검찰이 남동발전 사장 선임 과정 등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알고 한 전 총리에게 뇌물 전달 여부를 조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곽 전 사장은 "계좌추적 결과 미국으로 10만 달러를 송금한 기록이 있었다"며 "검찰이 이를 두고 한 전 총리가 미국에 체류했던 시점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돈을 준 것 아니냐고 다그쳐서 거짓말을 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증인으로 참석한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한 전 총리는 총리공관 오찬에서 곽 전 사장의 인사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강 전 장관은 모임의 성격과 관련, "전직 장관이 모이는 자리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곽 전 사장이 동석해 뜻밖이었다"면서도 "곽 전 사장을 정세균 전 장관에게 소개시켜 주거나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과의 친분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는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