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랑한다…" '법정스님 추도글' 숨은 뜻?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3.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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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에 글 올려… 정치권 일부서 '친박계에 던지는 메세지' 해석

박근혜 "사랑한다…"  '법정스님 추도글' 숨은 뜻?


"그 사람을 기억하고 '사랑한다'는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사랑한다는 뜻일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자신의 미니홈피 대문 글에 올린 글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입적한 법정스님을 기린 글과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빈자리… 근래에 우리 사회에 큰 역할을 해주시던 분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며 "비록 그 분들은 돌아가셨지만 그 분들이 남기고 가신 삶과 뜻은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우리들은 남기신 유지를 잘 받들어 행복한 사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라고 썼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11일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영향으로 불교계와도 교류가 적잖았다"며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이번 글도 그런 뜻에서 쓴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이번 글을 일반적 해석과는 사뭇 다르게 바라보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하며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짧은 글로 자신의 뜻을 밝혀왔다는 점에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이번 글이 김무성 의원의 절충안 발표 등 세종시 논란을 두고 최근 홍역을 앓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분석도 적잖다"고 말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세종시 절충안을 내놓은 데 대해 "친박엔 좌장이 없다"고 말했다. 언론에선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사실상 김 의원에게 결별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후 "절충안을 내놓은 것은 박 전 대표를 위한 충정에서였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지난 1월 말 미니홈피에 "바른 가치를 갖고 딛고 일어서는 데 아름다운 승리가 있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때도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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