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펀드, '운임료 떼일라'…희비 교차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03.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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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펀드, 용선사 재무악화 용선료 미지급 잇따라

선박펀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선박펀드는 해운업 침체로 인한 용선회사의 자금사정 악화로 용선(임대)료를 제 때 받지 못하고 있는 등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증권 및 선박투자회사에 따르면 '코리아퍼시픽선박투자회사' 시리즈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KSF선박금융'은 용선회사인 '세광쉽핑'으로부터 밀린 용선료를 받기 위해 선순위 채권 은행과 재용선사인 한진해운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선박펀드는 배를 산 뒤 용선회사에 빌려주고 운임을 통해 얻은 수익 중 일부를 받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그런데 지난해 세광쉽핑이 급격한 경영사정 악화를 맞자 잇따른 용선료 연체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코리아퍼시픽 2,3,4호선박투자회사는 지난 1월과 2월에 세광쉽핑으로부터 용선료 지급을 받지 못했다고 공시한 바 있으며 지난 5일에도 코리아퍼시픽1호(코리아01호 (308원 ▼102 -24.9%)) 선박투자회사가 같은 이유로 용선료를 미지급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SF선박금융은 재용선사인 한진해운과 맺었던 계약에 따라 세광쉽핑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한진해운이 승계하거나 세광쉽핑의 채무와 동일한 가격으로 선박을 구매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조율하고 있다.

KSF선박금융은 세광쉽핑의 선순위 은행들의 대리인격인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사실을 통보한 뒤 해결 방안을 모색중이다.


KSF선박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해운업시장이 어려워 금융단으로부터 용선료 조정 조치를 취한 바 있었다"며 "앞으로 진행사항에 대해선 공시 이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용선료를 깎으면 기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반면 한국선박운용의 동북아선박투자회사는 분기별 수입금을 차질 없이 지급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동북아21호 (0원 %)선박투자회사는 지난 12일 용선회사로부터 받은 용선료를 주당 87.2603원에 분배했다. 시가 분배율로 따지면 1.8%로 연 7.2%에 해당하는 수익률이다. 12호도 같은 날 1.7%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했다.



동북아선탁투자회사는 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을 매입해 폴라리스쉬핑과 5년간 용선계약을 맺고 이를 통해 얻은 용선료를 통해 원금잔액 대비 연 7.0% 수준의 배당을 3개월마다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선박투자회사법에 근거한 선박펀드와 달리 분리과세 혜택이 없는 자산운용사들의 선박펀드가 1년 평균 수익률 6.02%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익률이다.

한국선박운용 관계자는 "용선사의 운임 수익이 투자 이익금을 나눠줄 만큼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 운임료의 '바로미터'격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주 1주일새 18.4% 상승한 3242를 기록하는 등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DI는 세계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광석, 석탄 등 벌크화물의 수송량 증가가 예상돼 2분기 성수기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선박펀드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컨테이너선은 세계적 해운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전보다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설립한 자산운용사의 선박펀드 수익률. (자료: 제로인)↑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설립한 자산운용사의 선박펀드 수익률. (자료: 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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