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EV 산정 주목...15조 넘을 듯

더벨 이재영 기자 2010.03.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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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가치는 9만~11만 내외

더벨|이 기사는 03월12일(14: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기업공개(IPO)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공모가의 기준이 될 내재가치(EV;Embedded Value) 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V는 계약 체결 이후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는 보험업의 특성을 반영한 개념이다. 미래에 들어올 현금을 현재의 가치로 할인해 자산에 더하는 것이다. 이 미래 가치를 구하기 위해선 16가지 이상의 계리적 가정을 통한 계산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 시점에서 EV를 정확히 예측할 순 없다. EV 가정엔 해약률·사망률 등 보험사가 밝힐 수 없는 영업 기밀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할인율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난다. 다만 대한생명 등 앞서 상장한 생명보험사들의 모델을 적용해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다.



대한생명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EV는 5조629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순자산 4조1300억원의 1.36배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10조8507억원. 대한생명의 순자산 대비 내재가치 배수를 그대로 적용하면 삼성생명의 EV는 14조7884억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보유 계약가치으로 EV를 예상할 수도 있다. 삼성생명의 예상 순자산 규모에 보유 계약가치를 더하면 대략적인 EV를 구해볼 수 있다.

지난해 상장한 동양생명의 보유 계약가치는 실질적인 매출액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료 수익의 28.82% 수준으로 계산됐다. 10일 공모를 마친 대한생명의 경우엔 보유 계약가치 1조원 기준 20.35%정도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2009회계년도 3분기) 보험료 수익은 10조7891억원. 이에 따라 2009회계연도 총 보험료 수익을 14조3800억원 정도로 가정하고 타 생명보험사의 사례를 적용하면 보유 계약가치는 2조9200억~4조1400억원 정도로 산출된다. EV는 13조7850억~15조원이 된다.

EV를 구했다면 공모가 산정을 위해 남은 작업은 주가내재가치 배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EV에 생보사의 업종 평균 상장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시가총액 대비 내재가치 비율(P/EV)을 곱해야 예상 시가총액을 구할 수 있다.



동양생명은 P/EV 1.37배 수준에 상장했지만 지금은 0.98배~1배 수준이다. 대한생명도 P/EV가 1.03배에 불과하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삼성생명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4조1980억~15조4529억원으로 주당 가치는 7만993~7만7264원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자산규모가 130조원에 이르고 생명보험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생명에게 프리미엄이 없을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20~30%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P/EV가 현재 1.3배 수준이고 주가 측면에서 업계 2위인 현대해상보다 20% 정도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보수적으로 볼 때 17조9205억~19조5037억원이 된다. 주당 8만9600~9만7510원인 셈이다. 업계 1위 프리미엄 20%를 가산하면 10만7523~11만7000원으로 늘어난다.

많은 부분을 가정했기 때문에 타당성을 얻긴 힘들지만 EV와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0만원 전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주당 공모가를 10만~12만원선으로 일단 설정해놓고 공모희망가 밴드를 어떻게 결정할 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한생명이 기대보다 낮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를 받았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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