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두산위브' 표류에 조합원 3백억 날릴 처지

조정현 MTN기자 2010.03.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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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한강변 첫 초고층 아파트로 조성될 '서울숲 두산위브' 사업이 6년째 표류하면서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재산을 투자한 조합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미 투자한 투자금도 인정받지 못한 채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마저 커지면서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자의 보돕니다.





< 리포트 >
'서울숲 두산위브' 지역주택사업의 조합원 이순임씨.

이 씨는 지난 2004년 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토지매입대금으로 7천만 원을 시행사에 냈습니다.



이 씨가 살던 연립주택의 보상비는 1억 6천만 원.

남은 돈 9천만 원으론 전세를 구할 수 없었던 이 씨는 새집에 입주할 날만을 기다리며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 구석에 단칸방을 마련해 6년을 버텼습니다.

[인터뷰]이순임 / 조합원
"2004년에 나올 때는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준다고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말도 못하게.."


하지만 사업이 장기 지연되며 시행사는 조합원들이 낸 토지매입비 3백억 원을 모두 탕진해 버렸고, 사업권은 공매를 거쳐 조합으로 넘어갔습니다.

조합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의 보증으로 3천6백억 원을 다시 대출받아 사업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문제는 조합원들이 기왕에 냈던 투자금을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조합 측은 토지매입대금 납부 확인서가 시행사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의 공동 명의로 돼 있었던 만큼, 두산 측에 토지매입대금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3백억 원 중 백억 원은 시행사와 두산중공업의 공동명의 계좌로 입금된 만큼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이순임 / 조합원
"두산위브에서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주겠다고 골목골목에 플래카드를 써 붙였었어요. 우리같은 사람은 두산만 믿고, 누구를 믿었겠어요?"

[인터뷰]조합원
"조상 때부터 산 사람들이 수백명이예요. 그 사람들이 전부 집을 내버리고 셋방살이하고 몇 년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측은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지만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계좌에 돈이 들어왔단 확인만 해 준 것일 뿐 관리 주체는 엄연히 시행사'란 이유에섭니다.

3백억 원을 모두 날리고 다시 토지매입비를 내야 할 처지에 놓인 조합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몇몇 나이 많은 조합원들은 전셋집만 전전하다 새 아파트는 구경도 못하고 세상을 떴습니다.



[인터뷰] 이길자 / 조합원
"아파트도 안 되지, 집도 없지.. 대대로 살다가 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나이 먹은 양반이.. 병이 난 것 같아요. 그래서 한 2년 앓다가 돌아가셨어요, 작년에."

조합이 시공사의 보증으로 대출받은 3천6백억 원의 상환 기한은 앞으로 석 달.

두산중공업측은 조합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보증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조합원들은 사업자체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애태우며 보내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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