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대사전'…현대차그룹, 토요타 사태 등 분석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0.03.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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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리콜사례 집대성…2, 3차 협력업체 관리 강화

현대차 (239,500원 ▲2,500 +1.05%)그룹이 토요타 등 리콜 사례를 철저히 분석한 '리콜 대사전'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1차 협력업체에 비해 품질에 허점이 생기기 쉬운 2·3차 협력업체를 집중 관리키로 하는 등 품질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98,000원 ▼700 -0.71%) 관계자는 14일 "선진 자동차회사들의 리콜 사례를 집대성한 책자를 발간하기로 했다"며 "이 책에는 안전과 관련된 최근 10년간 주요 글로벌 업체들의 리콜 사례가 모두 담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경과는 물론 원인과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일종의 '리콜 대백과 사전'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리콜 사례 모음집은 현대차가 자체 분석한 다양한 케이스별 연구결과도 포함돼 곧 나올 것"이라며 "협력업체들을 일일이 방문해 교육하고 설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토요타 리콜 사례 분석에 따라 신차 개발 프로그램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가 지나치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차량시험에 의존한 것이 최근 리콜사태의 한 원인으로 분석됨에 따라 이를 벤치마킹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토요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12개월짜리 신차개발 프로그램'(선행개발단계 검증 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해 신차를 1년 안에 만든다는 프로젝트)을 벤치마킹 하려던 작업도 사실상 폐기했다. 토요타는 신차 개발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실제 주행 시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거 대체했다.


또한 최근 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를 내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2·3차 협력업체 품질관리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사실 품질 결함의 대부분은 2, 3차 협력사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토요타 사태 후 1차 협력업체들에게 이 점을 각별히 주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2차 이하 협력업체들이 현대차의 'SQ인증'(거래의 기본조건)을 받기 위해선 1차 협력업체의 평가와 추천이 필요한데 이 때 넘어야할 점수도 75점에서 80점으로 높였다. 지난해부터는 미인증사와 거래하는 업체가 적발되면 해당업체의 인증까지 박탈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까지 2차 이하 협력사 가운데 A, B 등급사(SQ인증을 받은 업체들은 다시 A,B,C로 나뉨)의 비율을 7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217,000원 ▲2,500 +1.17%)도 2, 3차 협력사에 대한 품질관리를 집중 강화해 A, B 등급사 비율을 지난해 70%에서 올해 77%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현지 협력업체 관리도 비상이 걸렸다. 토요타가 늘어나는 해외 생산량을 뒷받침해 줄 품질 관리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현지 2차 부품을 저가소재로 사용하다 화를 당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조지아 공장 본격 가동 및 신흥시장 생산 확대 등으로 내년부터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 물량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 특히 내년부터 구매업무가 상당 부분 현지 법인으로 이전될 예정이어서 검증시스템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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