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 기억하는 김길태는 "불쌍한 친구"

부산=윤일선 기자 2010.03.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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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와 절친했던 친구 L씨

김길태의 초등학교 졸업사진(좌)과 중학교 졸업(우)당시 모습김길태의 초등학교 졸업사진(좌)과 중학교 졸업(우)당시 모습


여중생 살인사건 피의자 김길태(33)의 가까운 친구 L씨(33)는 어린 시절의 김씨를 여리고 말없이 외롭게 지내던 조용한 아이로 기억했다.

김씨와 어린시절 동네 친구인 L씨는 삼덕초와 삼락중학교를 함께 다녔다. 아직도 김씨가 검거된 덕포시장 인근에서 살고 있다.



L씨가 기억하는 어릴 적 김씨는 친구들과 가깝게 어울리는 일이 드물었다. L씨는 "김씨는 소매 끝이 헤진 학교체육복 한 벌만을 입고 다녔고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함께 먹었던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등하교 시에는 "늘 혼자였다"고 했다.

학창시절 김길태는 친구들과 별로 친하게 어울리 지 못했다. (중학교 소풍때 모습)학창시절 김길태는 친구들과 별로 친하게 어울리 지 못했다. (중학교 소풍때 모습)
L씨는 김씨가 어릴 적 입양됐다는 사실을 중학교시절까지 몰랐다고 밝혔다. 중학교 졸업 후 친구 어머니로부터 '김씨가 입양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성폭행과 살인을 저지르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증거를 없애기 위해 석회가루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김씨가 힘센 친구들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였고 약한 친구들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도 설명했다.

L씨는 "아내가 문자 메시지로 김씨 검거 소식을 알려왔다"며 "수배 중일 때도 멀리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거나 뭔가를 숨기는 친구는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며 "끔직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여러 증거들이 나온 만큼 조속히 속죄해 어린 여중생의 영혼을 달래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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