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홀딩스, 일반주주 유증 불참 이유는

더벨 안영훈 기자 2010.03.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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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참여시 오히려 손해...지주사 조건은 충족

더벨|이 기사는 03월10일(15:5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홀딩스 (5,570원 ▼70 -1.24%)가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켰지만 일반 주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실제로 지난 9일 약 61%의 청약률로 마감한 한진해운홀딩스의 유상증자 청약에는 대한항공 등의 계열사와 최은영 한진해운 총수 일가의 참여가 대부분이었고, 일부 외국인 주주만이 참가했을 뿐이다.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모집 주식가격에 대해 할인·할증률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들의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방식의 유상증자는 그 구조상 투자목적의 일반 주주들은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 주주들의 불참은 이미 예상된 일"이라고 밝혔다.

◇ 일반인 유증 참여시 주당 1597원 손해 구조

한진해운홀딩스는 지난달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진해운 주식을 주당 2만4825원에 공개매수하고, 이를 청약증거금으로 한진해운홀딩스 신주를 주당 1만5850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 구조를 확정했다. 한진해운 주식 1주를 한진해운홀딩스 신주 1.59주와 맞바꾸는 구조다.


하지만 이사회 결의부터 청약 마감일인 지난 9일까지 한진해운 주가(종가기준)가 공개매수가 아래로 떨어진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청약신청기간(2월 17일~3월 9일)에는 오히려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마감일인 9일엔 3만원으로 장으로 마감했다.

반면 한진해운홀딩스 주가는 이사회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9일 1만81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청약마감일 기준으로 보면 일반 주주들은 한진해운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시장가보다 5175원(3만원-2만4825원)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 손해를 보게 된다.

한진해운홀딩스 신주발행가격이 시장가보다 2250원(1만8100원-1만5850원) 높고, 여기에 주식교환비율 1.59를 반영해도 한진해운홀딩스 신주를 받아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약 3578원에 불과하다.

결국 한진해운홀딩스 유상증자 청약에 나설 경우엔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보다 1597원(공개매수 손실-한진해운홀딩스 신주취득 이득) 손해보는 셈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주주들이 장내 거래보다 손해보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는 없다"며 "또 향후에도 지주사보다는 핵심 자회사인 한진해운의 주가상승폭이 더 나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유상증자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 한진해운홀딩스 '지주사 요건 충족'

한진해운 계열사와 최은영 한진해운 총수 일가, 외국인 주주 일부는 한진해운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한진해운 주식 1854만2394주를 현물출자했다.

현물출자분의 85%는 한진해운 계열사와 최은영 한진해운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물량이며, 나머지는 외국인 주주 물량이다. 전날 종가기준으로 이들이 유상증자 참여로 손해를 본 규모는 약 29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특수관계인의 경우 한진해운 주식을 한진해운홀딩스 신주와 맞교환해 평가손실이 발생해도 장기로 주식을 보유하기 때문에 평가손실에 대해 느끼는 부담은 적다.

오히려 한진해운홀딩스가 이번 유증으로 12.20%에 불과한 한진해운 지분율을 37.23%까지 끌어올려, 조기에 지주회사 요건(한진해운 지분율 20% 이상 보유)을 충족시키는 효과를 봤다.

평가손실도 시장에서 직접 한진해운 주식을 매입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보다 싸다는 평가다.

한진해운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충족을 위해 직접 유통시장에서 한진해운 주식을 매입할 경우 주가는 급등할 수 밖에 없다. 주가 상승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필요자금이늘게 되면 결국그 부담은 한진해운홀딩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인 최은영 총수 일가와 계열사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한진해운 지배구조는한진해운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지배 구조에서 한진해운홀딩스 단일 지배구조로 변한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유수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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