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나일론환자로 새는 자동차보험 막는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0.03.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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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기획]외제차 보험료 인상, 나일론환자 부담 높여

편집자주  10명의 교통사고 관련 피해자 중 7명은 병원에 입원한다. 또 환자들을 표본 점검한 결과 10명 중 1명꼴로 병원 밖으로 나가 있고 이중 무단으로 병원을 이탈한 경우도 30%에 달했다. 외제차 수리비는 매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08년 외제차에 지급된 수리비는 3년전보다 꼭 두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수리비는 17.9%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환자들의 치료비와 차량의 수리비는 결국 보험료에서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차량 1대당 보험료는 2007년 61만3000원에서 2008년 63만6000원으로 늘어났다. 외제차와 사이비 환자 때문에 나의 자동차 보험료가 새고 있다.

나일론환자와 외제차 과잉 수리비 문제 등으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여러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외제차와 관련해서는 4월부터 자차보험료(자기 차량의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를 큰 폭으로 인상시키는 조치가 나왔다. 그동안 외제차 운전자들이 비싼 수리비에 비해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그 부담을 국산차 운전자가 떠안았던 불합리한 관행을 시정하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자차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차량 모델별 등급제도’를 각기 다른 수리비와 부품 값을 반영해 오는 4월부터 현재 11등급에서 21등급으로 세분하기로 했다. 또 제작사별로 등급을 매기던 외제차는 모델별 기준도 추가되고 차량(국산·외제차) 모델별 자차 보험료 차이도 두세 배 가까이 확대된다.



특히 보험료와 수리비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던 외제차는 제작사별로 등급을 산출하던 것에서 모델별 구분 기준도 추가됐다.

외제차 등급 구분은 기존에는 17개였지만 이번 개선안으로 26개(등록대수 1만대 이상)로 세분화됐다. 차량 모델별 등급은 차종별로 사고 발생 빈도가 다르고, 똑같은 사고가 나도 차의 내구성, 설계 등에 따라 수리비와 부품 값 등이 다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리비와 부품 값이 비싼 외제차들의 자차보험료가 평균 13%가량 인상된다. 총 26종 가운데 25종의 외제차 자차보험료가 10%에서 최고 45%까지 높아지는 것. 특히 일본 도요타 렉서스ES의 자차보험료가 45%가량 높아져 인상폭이 가장 크다. 6500만 원 상당의 렉서스ES의 자차보험료는 현재 96만 원가량이지만 이번 등급 개정으로 132만 원 정도로 늘어난다.

도요타(렉서스 제외)와 혼다·닛산 차량은 35%, 볼보와 폴크스바겐·푸조 차량은 30%가량 자차보험료가 인상된다. 벤츠는 20∼25%, BMW는 10∼25% 높아진다. 반면 국산차는 232종 가운데 162종(약 70%)이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입원율과 관련해서는 과실 비율에 따라 치료비를 부담(상계)하는 방안을 연구해보겠다는 손해보험협회의 발표가 있었다.


현행 제도는 교통사고 치료비에 대해서는 과실비율에 관계없이 전액 보상토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가해자의 치료비까지 피해자가 보상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과실 비율이 10%에 불과한 피해자라도 90% 책임이 있는 가해자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손보협회에서는 "가해자 본인이나 가입한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과실 비율만큼 부담하는 것이 배상책임의 원리에 맞는다"고 밝혔다.

손보협회는 또 입원율을 낮추기 위해 차량 파손 정도에 따라 치료비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의 기초 작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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