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검거, 시민 도움 없이 경찰이 잡았다?

부산=윤일선 기자 2010.03.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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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시민 김용태씨(50)가 10일 밤 10시 45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사상경찰서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 일이 빚어졌다.

김 씨는 이날 기자와 만나 "경찰이 고맙다는 말은커녕 나는(김용태)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경찰이 범인을 잡았다는 진술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검거 상황도 상세하게 전했다. 자신의 집 대문을 수리하던 중 "저놈 잡아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대문 앞을 나섰다. 이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고 있던 김길태를 발견하고 다리를 내밀어 넘어지게 했다는 것.

곧바로 김 씨는 뒤쫓던 형사 2~3명과 합류했고 결국 김길태 검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길태 검거 후 2~3시간이 지난 뒤 집으로 경찰이 찾아와 "경찰이 김길태를 검거했다는 진술을 해 달라"고 종용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경찰의 출석요구로 경찰서를 찾은 김 씨는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경찰이 시민의 도움을 무시하고 자력으로 범인을 검거한 것처럼 자술해 달라는 요구가 몹시 불쾌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것을 본 이웃 주민들도 있으며 자신이 경찰을 도와 김길태를 덥쳐 검거하는 장면을 옆에 있던 딸 친구의 휴대폰 영상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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