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충만 소들이 펼치는 한판 승부!
▲박진감 넘치는 소 싸움 장면
상대편 소도 지지 않겠다는 듯 연신 머리로 붉은 색 띠를 두른 소를 밀어내려고 애썼다. "이럇 이럇 싸워라" 주인 또한 흥분된 듯 목청이 높아진다.
▲머리를 맞대고 싸우는 두 소
소싸움은 농한기 농부들의 여가 즐기기로 시작되었다. 그러다 1999년부터 본격적인 축제로 승화되었다. 소싸움은 소만의 싸움이 아니다. 소를 키운 주인들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고, 청도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집약된 것일지도 모른다.
◆운문사 소나무 사이로 처진 햇살
▲운문사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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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5백년의 역사를 지닌 운문사는 고졸하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어 6백년(진평왕 22년)원광국사가 중창하였다. 운문사는 화랑정신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원광국사가 화랑도인 추항과 귀산에게 세속오계를 내려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려시대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저술한 유서 깊은 곳이다. 사찰 내에는 대웅전, 3층 석탑 등 모두 7점의 보물들을 만날 수 있다.
웅숭깊은 절의 역사만큼 유명한 것은 진입로에 있는 소나무 숲. 미인송들이 열을 맞춰 도열한 듯 서있고, 여름만 되면 향긋한 솔 내음이 살포시 코끝을 스치는 곳이다.
운문사의 또 다른 명물은 경내에 있는 반송(처진 소나무)이다.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반송은 가지가 밑으로 늘어져 있는 기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어느 대사가 꽂아 놓은 지팡이가 자라서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채 세월을 이겨내고 있다.
이 반송은 매년 봄과 가을 나무 주변에 도랑을 파서 막걸리에 물을 섞어 대략 50말 정도를 부어준다 하여 막걸리를 마시는 소나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 하지만 소나무 치고는 호사 아닌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
운문사는 비구니 전문 강원이 개설되어 있다. 현재도 살림 안에 250여 명의 비구니 학인스님들이 용맹정진하고 있다.
승가대학으로 통하는 문의 이름은 불이문(不二)이다.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생과 사 그리고 만남과 이별 또한 근원이 하나이니 불이의 뜻을 알게 되면 해탈할 수 있다하여 '해탈문'이라고도 부른다.
◆봄은 향기에서 시작된다.
▲와인터널 입구
감에 씨가 없으니 그만큼 먹기도 좋고 실제 맛도 여타 지역보다 떫은맛이 덜하고 달다. 청도는 감을 이용해 다양한 부대 상품들을 만들었다. 곶감보다 더 부드러운 반 건시에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말린 감 말랭이, 그리고 감 와인까지.
특히 감 와인은 지난 2005년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 부산에서 열린 APEC 공식만찬주로도 쓰였으며 정권이 바뀌어 2008년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도 건배주로 쓰이며 전국적인 명성을 날렸다. 옛날로 치면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물품 정도로 각광을 받은 셈이다.
감 와인이 유명해지자 대한제국 말기에 완공된 옛 경부선 경산-철도간 열차 터널이 110년의 역사를 뛰어넘어 감와인 숙성 저장고로 용도가 바뀌었다.
붉은 벽돌의 자연석으로 마감한 이 터널은 원래 일제가 중국 침략을 위해 건설한 터널이었다. 일제 때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나와 경부선 터널을 파야 했다. 아직도 터널 입구에는 대천성공(代天成功) 명치 37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하늘을 대신하여 천황이 사업을 완수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일본 왕을 위해 이유 없이 노동력을 착취당한 조선 민중들의 피와 땀이 배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들큰한 감의 향기만 남아 아픈 역사를 은근하게 치유하고 있다.
실상 터널을 들어서면 치장해놓은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터널을 이용해 감 숙성저장고로 용도만 바꾼 셈이지만 저장과 숙성하는데 이만한 조건을 갖추기가 어려운 듯 싶다.
와인 터널이 유명세를 타면서 가족 단위로 그리고 커플 단위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고, 이제는 터널 안 벤치에 앉아 우아하게 와인 한 잔을 마시는 연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곤 한다.
(여행메모)
청도의 먹거리 - 한재 미나리
▲한재미나리와 삼겹살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부드러우면서도 향긋한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한재 미나리는 한재고개를 중심으로 많이 재배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한재 입구에 있는 '미나리愛'(054-371-7031)에서는 갓 수확한 싱싱한 미나리를 곁들여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다.
청도소싸움 축제는
전국 8강 이상의 내로라하는 싸움소 132두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기량을 겨루는 청도소싸움은 언제 보아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열전이다.
모든 시합에는 반드시 승부가 있는 법. 출전선수를 잘 보고 우승소를 점쳐보는 것도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올해 청도 소싸움 축제는 3월 17일~21일까지 닷새간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소싸움 외에도 실제 소의 여물을 직접 만들고 먹여보는 '전통우사체험'을 비롯해서, 로데오소를 타고 오래 버티기, 천연볏짚으로 전통가옥이 직접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미니움집, 초가집 만들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문의 청도군청 관광문화과 054-370-2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