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1조2000억 잡아라" 카드 전쟁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10.03.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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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독점계약 5월 만료, 신한 삼성 현대 비씨카드 경쟁입찰

코스트코를 잡아라!

신용카드 업계가 미국계 대형할인매점인 코스트코(Costco)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코스트코가 현재 삼성카드 (41,000원 ▲550 +1.36%)와 독점 계약을 맺고 매장 내에서 삼성카드 결제만 허용하고 있는데, 양사 간 계약의 만료가 가까워 오면서 코스트코와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다.

◇코스트코를 향한 구애, 왜?=10일 유통업계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와 삼성카드 간 독점 계약은 오는 5월로 만료된다. 코스트코는 이에 따라 몇몇 카드사에 파트너 계약과 관련한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상황이다. 현 파트너사인 삼성카드는 물론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비씨카드가 이미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삼성카드와 코스트코간의 파트너십이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트코는 1976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문을 연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멕시코, 대만 등 7개국에 5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선 1994년 문을 열고 전국적으로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코스트코는 자신들이 영업을 하는 국가의 신용카드사 중 오직 1곳과 독점 계약을 맺는 '1국가 1카드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에선 2000년부터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의 독점적 파트너 카드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코스트코의 파트너 카드사 자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코스트코 고객들의 구매력이 상당해 매출 증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동안 전국 코스트코 매장에서 삼성카드로 결제된 액수는 약 1조2000억원. 이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신용판매 취급고(38조9000억원)의 3.08%에 이른다. 카드결제 1건당 결제 액수도 평균 25만원을 웃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손잡을 경우 신한카드는 약 1%포인트, 현대카드는 약 2%포인트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코스트코의 고소득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계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의 선택은=업계에선 결국 얼마나 손 큰 고객들을 코스트코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여부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회원과 파트너 카드사 회원들에게만 매장 이용을 허용하는 코트스코만의 배타적 운영 특성 상 결제 규모가 큰 회원들이 많은 카드사와 손을 잡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카드는 수성(守成)을 자신하고 있다. 오랜 기간 파트너 관계로 전체 코스트코 고객 중 삼성카드 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급작스런 파트너사 교체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파트너사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트코가 먼저 카드업계에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데다, 현재 각 카드사별 고객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 작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파트너사 교체를 염두에 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1450만명에 이르는 회원수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방대한 회원을 확보한 만큼 코스트코 이용 고객도 늘어 매출 증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카드는 양사의 고객층이 상당부분 중복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대카드가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한 만큼 코스트코 회원들과 연계한 마케팅을 실시,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코스트코의 이번 선택은 업계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며 "수성 입장인 삼성카드와 도전자인 신한·현대·비씨카드 간 치열한 물밑 협상전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삼성카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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