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청약첫날 '깜짝'인파, 창구 급히 2배늘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송충현 기자 2010.03.09 15:56
글자크기

[르포]위례신도시 사전예약 첫날 현장 가보니

위례 청약첫날 '깜짝'인파, 창구 급히 2배늘려


"위례신도시만 바라보고 5년이나 기다려 왔어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3자녀·노부모 특별공급 사전예약 현장접수 첫날인 9일 오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테크노관 1층. 입점이 되지 않아 썰렁하던 가든파이브가 이날따라 이른 아침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위례 마니아'라 자칭하는 청약자들이 줄을 잇기 시작한 것.

경기 성남 태평동에서 온 이모씨(43·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강남이라는 최고 입지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예상보다 경쟁자들이 너무 많이 와 신경이 쓰인다"고 주위를 둘러보기도 했다.





위례신도시 사전예약 첫날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날 현장 접수 개시는 오전9시30분. 하지만 이전부터 '얼리 버드' 청약자 100여 명이나 대기인 명단에 올라있었다. 접수가 시작되자 청약자들이 늘기 시작하더니 2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450명의 인원이 몰리면서 모집인원의 120%를 넘어섰다. 청약자들은 3자녀·노부모 특별공급 특성상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이 주를 이뤘다고 LH는 추산했다. LH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서 방문하기 보단 세부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청약하려는 이들로 인해 현장접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사전예약 모집 물량은 인터넷 청약과 현장 접수를 포함해 3자녀(234가구) 및 노부모 특별공급(117가구) 등 총 351가구. 현장은 창구별로 대기 중인 사전예약자와 서류를 작성 중이거나 상담을 받는 인원들로 꽉찼다.

LH도 당혹해하는 표정이었다. 당초 LH는 보금자리 1차지구 사전예약 경험에 비춰 10개의 접수창구와 100여석의 대기석을 마련해 놨지만 예상 밖의 인원이 몰리자 다급하게 창구를 24자리로 늘렸다.

이중수 LH 서울지역본부 판매기획단장은 "창구 직원들이 점심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라며 "내일까지 3자녀·노부모 특별공급 신청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이미 모집 정원을 넘어서 오늘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생업을 잠시 멈추고 들른 청약자들이 쏟아졌다. 창구 직원에게 "일하다 잠시 짬을 내서 들렀는데 대기인이 너무 많다. 급하니 사정을 좀 봐달라"고 떼를 쓰다 거부당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보 확인 없이 무작정 '당첨의 꿈'을 노리고 방문했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 상담원은 "미리 배점 확인을 준비하지 않은 채 방문해 상담원에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점수가 미달돼 헛걸음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커트라인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도 청약자들 사이에서 돌았다. 서울 개포동에서 온 박모씨(48)는 "3자녀 배점 합계가 기준을 넘는 85점인데 주변 사람들을 보니 워낙 90점대가 많아 이 점수로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접수를 마친 이들에게 "청약에 떨어지면 위례보다 좋은 곳을 알려줄테니 찾아오라"며 접근하는 부동산 업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번 보금자리주택 부터 주택공급규칙이 개정 됐지만 좀 더 섬세한 부분을 신경써달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최모씨(35)는 "아이가 커서도 서울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찾았는데 장애우 가산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우선공급 폐지로 노부모 공급 비율이 줄어든데 대해서도 이모씨(51)는 "자녀 출산에 대해 우대를 해주면서 부모 봉양에 대해선 제도적인 배려를 안해줘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